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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4% “가덕도법 잘못” 민심 요동에 역풍 잡기 나선 여당

중앙일보 2021.03.03 00:03 18면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가운데)이 2일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가덕도특별법 국회 통과 대 시민 감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가운데)이 2일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가덕도특별법 국회 통과 대 시민 감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이 졸속통과됐다는 비판이 일자 여당이 부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가덕도에서 부산시장 후보 선출 경선대회를 여는 등 ‘가덕도 띄우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특별법 관련 여론조사 긍정 38.5%뿐
이낙연 대표, 5일만에 부산 재방문
박재호 의원 ‘대시민 감사’ 회견 열어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2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특별법 통과 감사 기자회견’을 했다. 박 의원은 회견에서 “특별법 통과로 부산·울산·경남 발전을 담보할 메가시티 건설의 마중물을 마련했다”며 “가덕신공항을 이른 시일 내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은 더는 발목을 잡지 말고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가덕도 카페에서 열린 4·7 부산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가덕도를 방문한 지 5일 만에 다시 가덕도를 찾았다. 이 대표는 “앞으로 8년 안에 가덕신공항을 완공시키고 2030 엑스포까지 성공하게 하는 일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3일쯤 출범할 ‘가덕도 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신공항 건설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가덕도에서 경선대회를 여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라며 “여당이 부산시장 선거는 물론 대권까지 가덕신공항 이슈를 이어가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하지만 부·울·경 민심은 특별법 제정에 비판적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여론 조사한 뒤 1일 발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보면 부·울·경에서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54%였다. ‘잘된 일’이라는 평가는 38.5%에 지나지 않았다. 전체 국민의 53%도 특별법 통과를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일에는 특별법 통과에도 부산시장 여권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지역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 이를 두고 비용 대비 경제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할 수 있고, 대폭 증액될지 모르는 건설비(국토교통부 추산 최대 28조여원)를 국비로 조달하는 규정 등을 담은 특별법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울·경 내에서 30%가량인 반대 여론이 철저히 배제됐다”며 “천문학적인 액수가 들어가는 국책 사업일수록 더 정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더해지면서 특별법을 반대하는 민심으로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울·경 주민은 가덕신공항을 절실히 요구하면서도 추진 절차가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거치기를 바란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철영 대구대 DU인재법학부 교수는 “특별법 통과 이후 서산비행장, 대구·경북 신공항 등을 특별법으로 처리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별법이 통과됐더라도 예타를 거치는 등 절차대로 처리해야만 여당이 역풍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재호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에 관심이 없는 경남 민심이 여론에 반영되고, 국토부가 28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보고서를 낸 영향이 크다”고 반박했다. 김해영 민주당 전 최고의원은 “특별법 반대 여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국민이 우려하는 점이 해소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잘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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