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은정 "尹 지시로 한명숙 사건 배제"…대검 "배당한 적도 없다"

중앙일보 2021.03.02 19:34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 연합뉴스

임은정 대검 감찰연구관. 연합뉴스

최근 서울중앙지검 검사 겸임발령으로 수사권을 부여받은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이 2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과 관련해 직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임 연구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권을 부여받은 지 7일 만에, 시효 각 4일과 20일을 남겨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남관 차장검사의 지시로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에서 직무 배제됐다"며 "3월 2일 대검 감찰부에서 검찰총장의 직무이전 지시 서면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소시효가 매우 임박한 방대한 기록에 대해 총장의 최측근 연루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한 총장의 직무이전 지시가 사법정의를 위해서나, 검찰을 위해서나, 총장님을 위해서나 매우 잘못된 선택이라 안타깝고 한숨이 나오면서도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임 연구관은 또 "중앙지검 검사 겸직 발령에도 수사권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대검에서 계속 제기해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며 "금일 법무부 발표로 겨우 고비를 넘기나 했더니 총장님의 직무이전지시 서면 앞에 할 말을 잃는다"고 했다. 이어 "어찌해야 할지 고민해보겠다"며 "기도 부탁드립니다"고 글을 마쳤다.
[임 연구관 페이스북 캡처]

[임 연구관 페이스북 캡처]

한편 법무부는 지난달 22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에서 임 연구관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겸임 발령했다. 임 연구관에게 수사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정부·여당이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 당시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을 추가로 수사하게 하려고 임 부장검사에게 수사권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져 왔다.
 
이 관측에 대해 그동안 법무부나 본인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지만, 임 연구관의 이날 글로 미루어 봤을 때 본인이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대검 "尹, 임은정 등 의견 취합·보고 지시"

대검 측은 대변인실을 통해 즉각 "임 연구관이 언급한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총장이 임 연구관에게 사건을 배당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금일(2일) 처음으로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며 근거로 검찰청법 제12조, 제7조의2,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제9조의4 제4항 등을 들었다. 이어 "검찰총장은 또한 금일 주임검사인 감찰3과장에게 임 연구관을 포함해 현재까지 사건 조사에 참여했던 검사들 전원의 의견을 취합하여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임은정 "尹 잘못된 판단 어찌할지 고민"

대검 입장 발표 뒤 임 연구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차 글을 올려 "범죄 혐의를 포착해 이제 수사 전환하겠다는 건데, 배당 운운을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감찰부장의 지시에 따라 한 전 총리사건을 조사한 지 벌써 여러 달"이라며 "제가 직접 조사한 사건에서 범죄 혐의 포착하여 수사 전환하겠다고 보고하자, 이제부터 감찰3과장이 주임검사라는 서면 지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7일 윤 총장과 조 차장에게 '수사권을 박탈하고자 한다면 민원사건 조사 업무에서 배제하는 취지임을 명확히 해주시고, 직무이전권은 총장 권한이니 총장이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로 서면으로 행사해달라'는 e메일을 보낸 뒤, 직무이전 지시 서면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실의 해명은 검찰총장의 서면 지휘권 발동을 매우 궁색하게 변명하는 취지로 보여 보기 민망하다"고 했다.
 
임 연구관은 "이제 제가 한 전 총리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달리 없어 감찰정책 연구와 감찰부장이 지시하는 새로운 조사업무를 해야 할 것"이라며 "검찰총장의 잘못된 판단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