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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회 존중해라"…윤석열·與강경파에 동시 경고 날렸다

중앙일보 2021.03.02 17:20
청와대는 2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에 대해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해 6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6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재차 ‘청와대의 입장’을 물었지만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같은 대답을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국회의 절차'는 관련 법안이 아직 발의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결국 입법 절차에 돌입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윤 총장이 성급하게 여론전에 나섰다고 보고 청와대가 불쾌감을 표시한 모양새다. 
 
동시에 '여당 내 강경파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는 관측도 함께 제기됐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여당 강경론자들이 중수청 설치와 관련된 법안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과 관련 “국회는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검찰개혁에 대한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주는 뉘앙스다. 
 
청와대가 속도조절론쪽에 기울어져 있는 건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여권의 핵심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개입 논란까지 감수하면서 선거에 전력을 쏟는 상황에서 윤 총장과 맞붙어 또다시 ‘조국 사태’나 ‘추ㆍ윤 갈등’ 상황을 자초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현재 당에서 나오는 중수청 관련 논의는 여권 전체가 아닌 일부 강경파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여권에서 그들을 제외하고는 졸속이라는 공격을 받으면서까지 3월에 서둘러 입법에 나설 뜻이 없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강경 세력으로 김용민ㆍ김남국 의원 등 초선 16명으로 구성된 ‘행동하는 의원 모임 처럼회’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개인의 주장이 마치 전체의 생각인 것처럼 목소리를 높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당의 대부분과 정ㆍ청 간에는 속도조절에 대한 이견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 주요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 주요 일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여권 일각에선 "선거를 의식한 '속도조절론'에 이어 중수청 설치에 대한 구상 자체가 대폭 수정되는 '수위조절론'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여권의 또 다른 인사는 “4월 선거를 지나면 곧바로 내년 대선 정국으로 넘어가게 된다”며 “추가 논의가 있어야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중수청 설치안 자체의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윤 총장의 출마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검찰 관련 논란에 또다시 불이 붙을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는 쪽이 누구일지를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는 것도 ‘윤 총장 달래기’ 차원으로 해석하는 이가 적지 않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은 윤 총장과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인물”이라며 “신 수석의 교체는 윤 총장과의 대결을 공식화하는 뜻으로 읽힐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수석은 4월 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개각 시점과 맞물려 거취가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차량을 타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서 차량을 타고 청사를 떠나고 있다. 뉴스1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신 수석의 거취에 대해 “문 대통령이 판단할 때까지 좀 기다려주기를 부탁드린다”는 말 외에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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