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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수수료 인하에…배달기사들 분노의 '로그아웃'

중앙일보 2021.03.02 15:54
2일 서울 시내에서 배달업무를 하는 배달기사들의 모습. [뉴스1]

2일 서울 시내에서 배달업무를 하는 배달기사들의 모습. [뉴스1]

 
국내 배달 앱 3위인 쿠팡이츠의 배달 기사들이 배달 수수료 인하에 반발하며 2일 하루 동안 산발적인 파업을 펼쳤다. 2일 쿠팡이츠는 이날부터 기본 배달 수수료를 건당 2500원~1만6000원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배달 수수료는 3100원부터로 최대한도는 없었다. 배달 수수료는 배달 기사들이 주문 1건당 실제로 받는 금액이다.
 
이날 한 배달기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이츠 배달 앱 캡쳐 사진. 기존 최저 배달 수수료인 3100원 이하로 수수료가 내려간 곳이 눈에 띈다. [네이버 카페 캡쳐]

이날 한 배달기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쿠팡이츠 배달 앱 캡쳐 사진. 기존 최저 배달 수수료인 3100원 이하로 수수료가 내려간 곳이 눈에 띈다. [네이버 카페 캡쳐]

 
쿠팡 관계자는 “배달료를 2500원~1만6000원으로 조정했고 할증에 따라 최대 1만원까지 지급한다. 거리할증 수수료를 포함하면 최대 2만6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며 “기존 배달 파트너들의 원거리 배달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배달 거리에 따른 실질적인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는 보상 체계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쿠팡이츠 배달 기사인 ‘쿠리어’들은 반발했다. 배달 기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실제로 주문 1건에 2만6000원을 받으려면 태풍이 오는 주말 저녁에 시나 구를 넘나들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달 기사들 사이에서는 “기존에는 픽업 거리(배달 기사 위치에서 식당까지의 거리) 1.5㎞ 이상, 배송 거리(식당에서 주문 고객까지의 거리) 2㎞ 이상에서 100m당 100원씩 붙던 거리 할증 금액이 오늘부터 70원으로 떨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쿠팡이츠는 “구체적인 할증 수수료 기준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일 일부 쿠팡이츠 배달 기사들은 기본 배달 수수료 인하에 반발하며 집단 휴무에 들어갔다. 사진은 한 배달기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휴무 인증' 게시물. [사진 네이버 카페 캡쳐]

2일 일부 쿠팡이츠 배달 기사들은 기본 배달 수수료 인하에 반발하며 집단 휴무에 들어갔다. 사진은 한 배달기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휴무 인증' 게시물. [사진 네이버 카페 캡쳐]

 
배달 기사들은 이날 ‘로그아웃 데이’로 선포하고 대거 휴업에 들어갔다. 사실상 산발적 파업이다. 실제로 한 배달 기사 커뮤니티에는 “오늘은 단가 올려도 배달 안 한다”, “쿠팡이츠 앱을 삭제해놨다”는 등 ‘파업 인증’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왔다. 이에대해 라이더유니온 측은 “로그아웃 데이는 개별 기사들이 하는 자발적인 운동이다. 개별 조합원들이 동참할 수는 있지만 노조는 응원만 하고 있다”며 “얼마나 많은 기사가 참여하는지는 파악이 어렵다”고 했다.
 
배달 기사들의 집단행동은 지난달 25일 배달 기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한 익명의 배달 기사는 ‘3월 2일 쿠리어 단체휴무를 제안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쿠팡의)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다른 플랫폼의 프로모션(플랫폼 사업자가 배달 수수료에 추가로 얹어주는 금액) 줄이기에 원동력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수익은 한 달 기준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 차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까지 이 게시물에는 참여를 밝히는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 기사들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안전배달료 도입, 시간제 보험 도입 등을 촉구하며 쿠팡에 첫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쿠팡이츠 라이더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기본배달료 삭감 철회, 안전배달료 도입, 과도한 장거리배달 개선, 사유 없는 해고금지, 무보험 상황 대책 등을 촉구하며 쿠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뉴스1[

라이더유니온 쿠팡이츠 기사들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안전배달료 도입, 시간제 보험 도입 등을 촉구하며 쿠팡에 첫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쿠팡이츠 라이더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기본배달료 삭감 철회, 안전배달료 도입, 과도한 장거리배달 개선, 사유 없는 해고금지, 무보험 상황 대책 등을 촉구하며 쿠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뉴스1[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22일 쿠팡이츠에 배달 수수료 인하 철회와 장거리 배달 개선 등을 촉구하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이에 쿠팡 측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상태다. 
 
한편 쿠팡이츠는 지난 1월 수익성 개선을 목적으로 일부 입점 식당에 제공해 오던 배달요금 무료 혜택을 없애기도 했다. 배달요금은 음식점과 소비자가 분담하는 금액으로, 쿠팡을 통해 배달 기사에게 전달된다. 쿠팡이츠 기본 배달요금은 배달 수수료와 무관하게 5000원으로 고정돼 있다. 배달 수수료가 5000원 미만이면 남은 금액은 쿠팡이 챙기고, 그 이상이면 쿠팡이 돈을 얹어 배달 기사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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