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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여기까지는 와도 된대" 입학식 날, 학교 건물 앞 포토존

중앙일보 2021.03.02 15:31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가 시작된 2일 서울 중랑구 면중초등학교 앞에서 한 학부모가 딸이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김지혜 기자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가 시작된 2일 서울 중랑구 면중초등학교 앞에서 한 학부모가 딸이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김지혜 기자

“승현이, 못 본 새 많이 컸네.” 

 
서울 중랑구 면중초등학교의 이은영 교장 선생님은 2일 오전 교문 앞에 서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겼다. 눈빛만으로도 마스크 속 환한 웃음이 느껴졌다. 이 교장은 “각 반에 학생이 15~20명 정도, 전교생이 270여명이라 아이들 이름을 다 안다”면서 “어제 선생님들과 개학 전 마지막 방역 점검을 하면서 ‘아이들 다시 볼 생각에 설렌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이날 전국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의 등교가 시작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유치원생과 초교 1·2학년, 고교 3학년은 ‘매일 등교’ 대상자다. 특수학교(학급)이거나 소규모 학교(전교생 수가 300명 이하 혹은 300명 초과 400명 이하면서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5명 이하)인 경우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
 
학교 앞에서 만난 초등학생들의 기대감도 마스크로 숨겨지지 않았다. 올해 2학년이 됐다는 진모군은 “친구들을 오랜만에 볼 생각에 기쁘면서도 떨린다”며 “그래도 잠은 푹 잤다”고 웃었다.
 

‘매일 등교’에 학부모들은 입장차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A초등학교에 자녀를 데려다주는 학부모 모습. 정진호 기자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A초등학교에 자녀를 데려다주는 학부모 모습. 정진호 기자

학부모들은 등교를 반기면서도 걱정을 놓지 못했다. 이 학교에 2학년 자녀를 데려다준 학부모 박모씨는 “코로나 감염이 걱정되긴 하지만, 아이가 학교에 갔다 오면 생기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 ‘줌’(온라인 화상 플랫폼)으로 학습할 때 집중도도 떨어지고 한계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윤모씨는 “백신 접종도 시작됐으니 일상을 되찾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지난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아직까지도 유치원생 티를 못 벗은 건 등교 수업 제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또래 아이들과의 교감이 아이의 인격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구 A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김모씨는 매일 등교를 “시기상조”라고 했다. 김씨는 “코로나가 잠잠해진 것도 아닌데 매일 등교는 부담스럽다”며 “돌봄 공백, 학습 격차 등을 이유로 매일 등교를 원하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어쨌든 이 시국에 안전이 최우선 아닌가 싶다”고 걱정했다.
 
A초교 4학년생 딸을 둔 이모씨는 “화·수·목 학교에 나오라는데 백신 접종이 이제 막 시작됐고 집단 면역은 먼 얘기라 아직은 ‘선택 등교’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선생님들이 백신 맞으면 그나마 안심될 것 같다”고 했다. 
 

‘워킹맘’은 등교 시간 맞추느라 진땀 

A초교에 입학하는 한 학생의 어머니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가 학교에 안 가면 돌봐줄 곳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늘도 초1은 오전 8시 50분부터 9시까지만 교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 데려다주자마자 얼른 출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학 며칠 전부터 맘카페에선 등교 시간대와 준비물을 묻는 글이 잇따랐다. 대부분의 학교가 ‘오전 8시40분에서 9시 사이’로 등교 시간을 공지하면서 워킹맘들은 “아이를 등교시키고 회사에 가면 지각할 텐데 학교에 좀 일찍 데려다주면 어떻게 되나”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
 

달라진 입학식…포토존으로 아쉬움 달래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가 시작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다솔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이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채혜선 기자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가 시작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다솔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이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채혜선 기자

코로나19는 입학식 풍경도 바꿨다. 이날 대부분의 학교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학교 강당 등에서 진행되던 대규모 입학식을 열지 않았다. 학부모의 건물 출입도 제한됐다. 하지만 제약이 많은 와중에도 학생들의 한 번뿐인 초등학교 입학식을 축하하려는 학교 관계자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다솔초 곳곳엔 입학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고 알록달록 풍선이 있는 ‘포토존’이 만들어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입학식을 직접 지켜보지 못하는 학부모의 아쉬움을 달래고 학생에게는 좋은 기억을 남겨주기 위해 포토존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일부 포토존 앞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다솔초는 2∼4학년이 모두 등교한 이후인 오전 10시부터 1학년 9개 반 학생 244명을 3개 반씩 나눠 20분 간격으로 입실하도록 했다. 입학식을 앞두고 각 반의 교사들은 “아이는 여기 세워두고 학부모님은 구령대 밑으로 내려가 달라”고 말했다. 부모와 떨어진 한 학생이 출입문 앞에서 엄마를 향해 “여기까지는 와도 된대”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면중초도 신입생 입학식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이은영 교장은 “학생당 학부모 1명만 오시라고 안내했다”며 “학생과 선생님은 교실에서, 학부모는 시청각실에서 띄엄띄엄 앉아 방송을 통해 입학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석카메라로 아이들의 소중한 순간을 일일이 찍어 선물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장은 “소아·청소년 확진의 경우 가족과 친척으로부터 감염된 사례가 많고 학교에서의 직접 감염은 극히 드물다”며 “학부모들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학교 측도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아이들을 믿고 맡겨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지혜·채혜선·정진호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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