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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 클럽하우스 뜨자 모방 서비스 출시

중앙일보 2021.03.02 14:48
지난 2019년 9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이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 행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지난 2019년 9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이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 행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신경진 기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小米)가 지난달 26일 음성 채팅 서비스 클럽하우스를 모방한 유사 서비스를 출시했다. 샤오미가 10년간 운영하던 문자 메신저 미톡(MiTalk)의 서비스를 중단한 지 8일 만에 음성 방식으로 바꿔 재출시하면서다.
지난 1월 중순 메신저 미톡, 중국명 미랴오(米聊) 서비스를 2월 19일 경영상의 이유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던 샤오미는 지난달 26일에 돌연 입장을 바꿔 미톡을 음성 기반 채팅 애플리케이션(APP)으로 개편한 ‘뉴 미톡’으로 재출시했다고 발표했다. 2월 초 중국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미국의 음성 채팅 서비스 클럽하우스와 같은 방식이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산자이(山寨·짝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문자 메신저 ‘미톡’ 중단 8일 만에 재출시
초대 문자 있어야 가입 가능 중국명 ‘거수’
중국 당국 금지한 클럽하우스는 인기 여전

뉴 미톡은 이름도 바꿨다. 중국명 쥐서우(擧手·거수), 영문은 핸드 업(Hand up)으로 명명했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는 “말이 통해야 같이 이야기하지, 발언하려면 손을 드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클럽하우스에서 채팅방 모더레이터(사회자)에게 발언을 요청하는 ‘거수’ 아이콘에서 따온 이름이다.
서비스 가입을 위해 기존 회원의 초대 문자가 있어야 하는 방식도 클럽하우스에서 따왔다. 미톡은 클럽하우스와 같은 폐쇄식 베타 서비스 방식을 채택했다.  
샤오미의 오리지널 미톡은 지난 2010년 12월 출시했다. 사용자 11억명의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微信·웨이신)보다 빨랐다. 간결한 메인 페이지와 실용적인 기능으로 출시 초기에 사용자 4000만 명을 돌파했고 하루 실사용자 400만 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위챗 등장 이후 곧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중국 IT 매체는 ‘샤오미 전용 메신저’라는 색채가 짙은 이름에서 실패 원인을 찾았다. 미톡은 게다가 경쟁력 있는 킬러 서비스도 없었다.
뉴 미톡은 출시한 샤오미조차 성공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雷軍)은 최근 남방도시보와 인터뷰에서 “만일 텐센트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하면 뉴 미톡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시인했다.  
중국에서 출시된 클럽하우스 유사 서비스는 뉴 미톡만이 아니다. 중국의 지식 공유 플랫폼 궈커(果殼)의 ‘디좌(遞爪, Dizhua)’, 영상 스트리밍 업체 잉커(映客)의 ‘두이화바(對話吧)’, 알리바바의 미트클럽(MeetClub) 등이 뉴 미톡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국 체제 비판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의 클럽하우스 계정 [클럽하우스 캡처]

중국 체제 비판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의 클럽하우스 계정 [클럽하우스 캡처]

한편 클럽하우스는 중국 당국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접속한 중국 네티즌과 대만·홍콩 등 중화권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몰이하고 있다. 중국의 건축가이자 예술가로 거침없이 중국 정부를 비판하기로 유명한 아이웨이웨이(艾未未·64)는 이미 6만4400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클럽하우스 인플루언서로 떠올랐다. 아이웨이웨이는 지난달 20일 중국의 모리화(재스민) 운동 10주년을 기념하는 채팅방에 참여해 베이징 인권변호사 텅뱌오(滕彪) 등과 함께 당시 상황을 회고하기도 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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