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철도망 늦어 손실” 정부, 신분당선 사업자에 286억원 물어내야

중앙일보 2021.03.01 20:32
서울 신분당선 양재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정자행 열차를 기다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신분당선 양재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정자행 열차를 기다고 있다. 중앙포토

당초 예상보다 적은 승객으로 손해를 본 신분당선 사업자에게 정부가 손실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신분당선 주식회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신분당선은 2011년 10월 강남~정자 구간, 지난해 1월 정자~광교 구간이 개통됐다.  
 
두산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으로 꾸려진 신분당선 주식회사는 2005년 국토교통부와 ‘최소운영 수익보장(MRG)’ 협약을 맺었다. 예상 운임수입의 50%를 넘으면 개통 초기 5년간은 예상 운임수입의 80%를, 6~10년은 70%를 보전해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실제 하루 이용객은 예상치의 30~40%에 그쳤다.  
 
업체는 신분당선에 철도망이 연결되기로 했으나 이 사업이 지연된 점을 예측 실패의 원인으로 들며 정부 측에 1021억원의 손실을 보전해 달라고 청구했다. 정부는 협약상 예상 수입의 50%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이를 거부했고, 신분당선 주식회사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연계철도망 사업 지연에 정부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부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신분당선 주식회사 측의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연계 철도망 효과가 승객 수요 예측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사업자는 예상 운임수입을 적게 예측했을 것이고, 손실 보전 요건인 ‘예상 운임 수입의 50%’ 조건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고 봤다. 따라서 철도망 개통 지연으로 발생한 손실을 정부도 분담해야 한다며 신분당선 주식회사에 286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정부와 업체 측 모두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신분당선 주식회사는 2019년에도 정부를 상대로 손해를 배상해달라는 소송을 내 승소했다. 당시 업체 측은 MRG 등에 따른 보장 수익률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신분당선 주식회사에 8% 수익률을 보장했고, 이를 위해 업체는 2011년 1891원을 운임으로 측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본운임을 1600원으로 결정했고, 업체는 신분당선 기본운임이 1950원으로 인상된 2014년 전까지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라며 136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재판부는 “정부는 신분당선이 요구한 운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이용자 편익’을 고려한 정책적 결정으로 운임을 인하했다. 협약에 따라 결정된 운임과 정부 방침으로 낮게 징수된 운임 사이 차액을 보상하라”며 67억원을 돌려주도록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