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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시작하는데…여의도 백화점 '웨이팅 지옥'이 위험하다

중앙일보 2021.03.01 17:58
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간 추가로 연장했다. 뉴스1

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간 추가로 연장했다. 뉴스1

“답답했던 차에 백화점 개점 소식을 듣고 왔는데 이 정도로 북적일 줄 몰랐다. 서울 사람들은 다 모인 것 같다.”

 
3.1절 연휴 마지막 날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백화점 ‘더현대 서울’을 찾았던 직장인 이모(30)씨는 30분 만에 건물을 나왔다. 이씨는 “비가 와서 실내에서 친구를 만나려고 왔는데 밥을 먹으려고 해도 기본 대기 줄이 1시간 이상이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혹시 감염이라도 될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30)씨는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30분 넘게 서 있다가 다른 곳에 주차하고 들어왔다”며 “연휴 마지막 날이라 다들 놀러 나온 것 같다. ‘웨이팅 지옥’”이라고 말했다.
 

곳곳에 수십명 대기 줄…새 학기 맞아 가족 단위 방문도

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간 추가로 연장했다. 뉴스1

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간 추가로 연장했다. 뉴스1

지난 26일 개장 후 첫 연휴를 맞은 이 백화점은 이날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백화점 주차 요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교통정리를 했지만, 한때 대기 차량과 주변 차량 행렬이 엉켜 교통 정체가 벌어졌다. 건물 안의 음식점과 카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특히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 커피 매장의 경우 40여명 이상의 대기 줄이 서 있기도 했다. 백화점 내부에선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를 쓰게 했지만, 곳곳에 마련된 간이 의자에는 마스크를 내리고 커피를 마시거나 빵을 먹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직장인 김모(28)씨는 “궁금해서 오긴 했지만 다들 모여앉아 있고,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아서 방역이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스타필드 역시 연휴를 맞아 손님들로 북적였다.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주부 이모(38)씨는 “그동안 나만 외출을 안 했던 것 같다. 새 학기 준비 때문에 나왔는데 비가 오는데도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놀랐다”고 말했다. 매장에는 아이들과 함께 새 학기 용품을 구경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백신 접종 이제 막 시작…면역 완성 아냐”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사흘간의 연휴 동안 관광지와 쇼핑몰 곳곳에 인파가 몰리자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말 위험한 시기”라며 “백신 접종이 이제 막 시작된 거지 면역이 완성된 게 아니다. 접종 계획을 보면 3~4월 접종 인원이 정말 적다.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 접종이 시작되기 때문에 최소한 가을까지는 위험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곧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을 가지는 건 위험하다. 먼저 백신을 맞은 이스라엘의 경우도 봉쇄를 완화하자 확진자가 늘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백신 접종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스라엘은 최근 1주일간 감염 재생산지수가 0.8에서 0.99로 상승했다. 백신 접종으로 봉쇄 조치를 단행했을 때 0.6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로 돌아선 수치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며 1을 초과하면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며 봉쇄 조치를 풀었던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3차 유행, 100명 밑으로 안 떨어질 수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거리두기 2단계가 2주 연장된 가운데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쇼핑 인파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거리두기 2단계가 2주 연장된 가운데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쇼핑 인파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차 유행이 끝날 때쯤 확진자가 10명대로 떨어졌고 2차 유행 때는 50명대까지 떨어졌는데 이번 유행에서는 100명 밑으로 떨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거리두기가 애매하게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다시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 준수를 강조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연휴에 주요 관광지와 쇼핑몰에 사람들이 몰렸다. 백신 접종에 더해 봄바람에 방역 경각심이 눈 녹듯 사라진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아직은 백신 접종이 굉장히 초기 단계”라며 “국내 예방접종 시작 신호가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무디게 만들고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방심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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