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군사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가 최루가스를 피해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3·1절을 하루 앞두고 서울시에 국내 거주 미얀마인들의 호소가 울려퍼졌다. 이들은 지난달 6일부터 미얀마 군사쿠데타에 반대하는 민주주의 집회를 주 4회씩 열고 있다. 지난달 28일 집회가 열린 서울 성동구 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앞에 80여명의 미얀마인이 다녀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재한 미얀마인은 9인 릴레이 기자회견을 이어가고 있다. 30분 단위로 9명이 돌아가면서 미얀마 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구호를 외치는 식이다. 주말엔 4시간, 평일엔 3시간 동안 진행한다. 3·1절에도 집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우천으로 취소됐다.
미얀마 위한 1인 시위

1일 오후 정용(54)씨가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영화 '1987','택시운전사'의 나라 한국"
서울의 한 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미얀마 국적의 까웅(24)은 지난달 27일과 28일 릴레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까웅은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많은 미얀마 사람들이 알고 있다. 영화 ‘1987’과 ‘택시운전사’를 인상 깊게 봤다”며 “미얀마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돼 한국에서라도 미얀마 상황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재한미얀마인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주한러시아대사관 인근 분수대 앞에서 열린 군부 쿠데타 반대 집회에서 미얀마 전통의상을 입고 저항운동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도 미얀마 국민 지지해달라"
주한 미얀마인들과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 위원회’를 구성한 정범래(55)씨는 “미얀마 사람들 3만명이 한국에서 일하거나 공부를 하고 있다. 그 정도로 한국의 국격이 올라갔다는 뜻”이라며“민주주의 모범국으로서 한국이 이들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