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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우울한 전망 “빅8 경제대국만 1억명 실직위기 온다”

중앙일보 2021.03.01 12:50
미국 등 선진국에서 근로자 10명 중 한명꼴로 10년 안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비관적인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용의 구조와 일자리의 성격이 달라지면서 ‘직업 전환’ 위기에 놓은 근로자가 25% 폭증하면서다.
 

'일자리 미래' 보고서 2030년 예상
코로나로 선진국 25%, 전체 12% 늘어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앤컴퍼니(이하 맥킨지)는 6개 선진국(미국ㆍ독일ㆍ영국ㆍ프랑스ㆍ일본ㆍ스페인)과 2개 개발도상국(중국ㆍ인도)의 800개 직업 2000개 직무를 분석한 ‘코로나19 이후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30년까지 직업전환 위기에 놓인 근로자 수. 단위: 100만명. [자료: 맥킨지]

2030년까지 직업전환 위기에 놓인 근로자 수. 단위: 100만명. [자료: 맥킨지]

1일 맥킨지에 따르면 이들 경제 규모 상위 8개국에서는 2030년까지 총 1억700만명의 근로자가 직업 전환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더믹 이전과 비교하면 12% 늘어난 규모이며, 선진국에서만 25%가 증가했다. 현재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다른 곳에서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실직 위기의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선진국은 ▶미국 1700만명(2030년 노동 인구의 10%) ▶일본 600만명(9%) ▶독일 400만명(9%) ▶영국 300만명(8%) ▶프랑스 200만명(9%) ▶스페인 200만명(8%) 등이다. 중국은 5400만명(7%), 인도는 1800만명(3%)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이후 직업전환 위기에 놓인 근로자가 2030년까지 크게 늘 전망이다. 단위: %, 해당 근로자 비중. [자료: 맥킨지]

코로나19 이후 직업전환 위기에 놓인 근로자가 2030년까지 크게 늘 전망이다. 단위: %, 해당 근로자 비중. [자료: 맥킨지]

사라지는 일자리는 주로 도소매ㆍ숙박 등 고객 서비스업, 요식업 등의 저임금 일자리다. 고졸 이하, 여성, 소수인종, 저연령층이 많이 종사한다. 반면 이른바 STEM(과학ㆍ기술ㆍ공학ㆍ수학) 관련 분야와 헬스케어 업종의 고임금 일자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아누 마드가브카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 파트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앞으로 직업 전환 횟수를 증가시키고 리스킬링(신기술 습득)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이는 특히 고용 취약 계층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일자리 충격 이유 세 가지 

맥킨지가 꼽은 코로나19 일자리 충격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앞으로 선진국 근로자의 20~25%는 주 3~5일 재택근무를 하며, 원격회의로 각종 출장이 20% 줄어든다. 이에 따라 주요 글로벌 회사의 도심 사무실이 향후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변화는 도심의 상점과 호텔과 식당 등의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사라지는 일자리와 늘어나는 일자리. [자료: 맥킨지]

2030년까지 미국에서 사라지는 일자리와 늘어나는 일자리. [자료: 맥킨지]

둘째, 온라인 쇼핑 및 디지털 거래의 성장이 소매업 오프라인 매장의 저소득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배달원, 택배 기사,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자 같은 이른바 ‘긱 워커’(Gig Worker. 1인 계약을 맺는 초단기 근로자)가 늘고 있지만 감소 폭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 학습과 원격 의료 등의 디지털 서비스가 활성화하는 것도 오프라인 일자리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셋째, 자동화와 인공지능(AI)의 적용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주요 매장에서는 고객들은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하고, 병원ㆍ호텔에서는 로봇이 돌아다니며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30년까지 실직 위기에 처하는 근로자의 비중이 현장 고객 응대업에서는 코로나19 전보다 7%포인트 늘어난다는 게 맥킨지의 분석이다. 단순 사무직(3%포인트), 레저 및 여행업(3%포인트), 내부 생산 및 창고업무(2%포인트) 등도 직업 전환 압박이 커진다.
 

한국도 선진국 고용 흐름 따라갈 듯 

이런 현상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해 숙박 및 음식점업(-31만3000명), 도매 및 소매업(-19만7000명) 등에서 고용 충격이 두드러졌다. 취업자 지위별로는 일용근로자가 1년 전에 비해 17만명(12.1%)이나 줄었다. (통계청 ‘2020년 고용동향’)
산업로봇 적용률은 우리나라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한국은행 ‘산업용 로봇 보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생산성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고용과 임금에는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는 한국의 전반적인 고용 여건이 맥킨지의 분석과 비슷한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숙박ㆍ음식점업, 도ㆍ소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타격을 가했고 이것이 임시ㆍ일용근로자를 고용 시장 밖으로 내몰았다”며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진 와중에 코로나19로 무인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한국의 고용 창출 여건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수잔 룬드 MGI 파트너는 ”코로나19는 그간 실직자들에게 안전망 역할을 했던 저임금 일자리의 수를 줄인다”며 “앞으로 근로자들은 기술, 교육ㆍ훈련, 인적 자원 등 더 복잡한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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