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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외치며 규제입법해온 與,공유경제法은 다를까

중앙일보 2021.02.28 17:17
지난 25일 음성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유니콘팜의 법안 토론회 모습

지난 25일 음성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유니콘팜의 법안 토론회 모습

 
지난 25일 저녁 9시, 음성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모였다. 강훈식·전재수·고민정·이광재·이소영·유정주·박상혁·홍정민·장철민 의원 등이다. 이광재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30~40대 의원들이다. 이들은 민주당 스타트업지원센터 ‘유니콘팜’ 구성원들이다. 유니콘팜은 민주당 의원들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규제 혁신을 하자며 각자 속한 상임위원회를 뛰어넘어 만든 모임이다. 여기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와 쏘카, 마켓컬리, 와디즈, 에어비앤비 등 업체 관계자들도 클럽하우스에 접속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왼쪽)·전재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훈식(왼쪽)·전재수 의원

유니콘팜 “공유경제 규제 풀자”

 
이날 클럽하우스에선 ‘공유경제 3법’(공유숙박·공유차량·크라우드펀딩)을 두고 토론회가 진행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정주 의원실은 서울 등 도심에 사는 집주인도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 서비스를 통해 내국인에게 연간 180일까지 집을 빌려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는 도심 지역에선 외국인 손님만 받을 수 있다.
 
공유차량이 전국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은 국회 국토교통위 박상혁 의원이 발의한다. 박 의원은 “공유차량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면 주차를 쉽게 할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서울, 인천 등을 제외하면 사업용 차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다”면서 “공영주차장에 주차할 법적 근거를 주차장법 개정안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강훈식 의원은 투자금을 여러 사람에게 먼저 모아서 나중에 제품을 생산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법적 테두리 안에 넣는 중소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강훈식 의원실 관계자는 “크라우드 펀딩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제품 생산이 지연되는 경우 투자자를 보호할 규정도 동시에 마련한다”고 말했다.
 
유니콘팜 위원장 강훈식 의원은 “유니콘팜에서 준비한 첫 법안인 공유경제 3법을 3월 초에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법안의 작성은 이미 다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혁신 성장’ 깜빡이 켜고 ‘규제 입법’ 해온 민주당

 
유니콘팜의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혁식성장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규제 중심 입법을 해온 민주당이 걸어온 길과 엇갈린다.
 
타다 영업금지를 외치는 서울개인택시조합들.

타다 영업금지를 외치는 서울개인택시조합들.

 
지난해 3월 국회에선 ‘타다(차량호출 서비스) 금지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타다금지법은 당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박홍근 의원이 택시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주도적으로 처리했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랑구는 강서구·도봉구와 함께 서울에서 택시 회사가 많은 3대 지역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당시 “신산업을 일방적으로 문 닫게 하는 법을 통과시켜 놓고 민주당은 어떻게 벤처 4대 강국을 만들고 혁신성장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엔 ‘새벽배송 금지법’을 추진하려 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급히 철회하기도 했다. 골목상권 침해를 막기 위해 온라인 배송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발의가 준비 중이라고 알려지자 주 이용층인 3040세대의 분노가 폭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시장 상인만 소상공인이고 온라인 쇼핑몰 입점 업체는 아니냐”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결국 법안을 준비했던 신영대 의원실에선 “새벽배송, 로켓배송을 규제하는 내용은 없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당 규제혁신추진단 회의에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규제 샌드박스 5법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공언했지만 처리는 지연되고 있다. 2월 임시국회에서 규제 샌드박스 5법(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금융혁신법·지역특구법·행정규제기본법) 중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한 개도 없었다.
 
유니콘팜이 추진 중인 공유숙박 서비스의 규제를 풀어주는 법안도 당장 전통 숙박산업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2019년 1월 정부가 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결과 같은 규제 해소 계획을 내놓았을 때 전통 숙박업계는 “건축법, 소방법 등 온갖 규제를 지키고 있는 전문 숙박업소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발했다. 유니콘팜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벌써부터 법개정의 영향을 받는 서울, 부산 지역 중심으로 전문 숙박업소들의 항의 전화가 늘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처리할 수 있다기보단 논의를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민주당의 행보대로 선거를 앞두고 전통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번에도 무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공유경제 산업도 코로나19 시대의 피해자”라면서 “공유경제 산업을 전통산업과 상충하는 것으로 보기보다 지원과 활성화가 필요한 분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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