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인영 "대북제재 재검토"에 美 국무부 "북한이 인도지원 거부"

중앙일보 2021.02.28 14:07
“(대북) 인도주의 협력 과제를 찾아보는 것들도 의미 있는 일”(이인영 통일부 장관)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극도로 엄격한 대응이 인도적 대북 지원 노력을 저해”(미 국무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장하자는 한국 통일부 장관의 제안에 미 국무부는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조치로 국경을 봉쇄·통제하는 것이 걸림돌이라고 답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각종 인도주의 물품을 북한에 보낼 준비가 돼 있으나 북한 스스로 이를 차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6일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이후 미국에 의해 강화된 제재의 효과(efficacy)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며 "제재가 성공적인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지 아닌지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6일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이후 미국에 의해 강화된 제재의 효과(efficacy)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며 "제재가 성공적인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지 아닌지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북한이 국제항공과 선박에 대한 국경 봉쇄 조치를 비롯 코로나19에 극도로 엄격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신속한 제재 면제를 받은 인도주의 단체, 유엔 기관, 나라들이 북한에 물자를 전달하려는 노력을 상당히 방해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장관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제재의 효과를 재검토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늘리자고 제안한 데 대한 논평이었다. 이 장관은 해당 인터뷰에서 “5년 간 강한 (대북) 제재가 이뤄졌고, 이제는 제재가 성공적인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지 아닌지 살펴볼 때가 됐다”며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에 대한 예외를 확대하거나 보다 큰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미국은 수십년간 북한 주민, 특히 취약 계층의 인권과 존엄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노력을 옹호해 왔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 개발과 관련한 제재와는 별개로 북한 주민들의 보편적 인권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진행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의미였다. 미 국무부는 또 해당 논평에 “미국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인도주의적 제재 면제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주도해왔다”는 내용도 담았다.
 
미 국무부의 논평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선 북한의 봉쇄 조치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실제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1년 넘게 국경을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외부 물자의 보급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주북한 체코대사관 관계자는 지난 10일 자유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에서 수개월째 설탕과 식용유를 아예 찾을 수 없다”며 “커피 치약은 물론, 현지에서 재배하는 채소나 과일 가격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을 최우선 순위 정책으로 강조하며 고삐를 쥐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2차 전원회의에선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최대의 긴장성과 경각심을 견지하고 전국에 강한 방역 규율을 세우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