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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병엔 5명 써있는데 7명 접종 가능…美FDA도 "괜찮다"

중앙일보 2021.02.27 18:33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병 띠지에 5회분이라고 적혀 있다. 신화=연합뉴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병 띠지에 5회분이라고 적혀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6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화이자는 백신 병에 바이알(Vial·병)당 5명분(5 doses)이라고 안내했지만, 실제 현장에선 '6~7회 접종'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지난달 특수 주사기 사용을 승인하며 화이자 백신 1병당 접종 횟수를 기존 5회에서 6회로 늘린 바 있다.
 

지난해 미국서도 병당 6~7회 접종

 
우리보다 일찍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에서도 병당 접종 가능 인원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16일 건강 관련 매체 스탯뉴스는 '라벨 표기 혼란으로 화이자 백신이 첫날부터 낭비되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당시 백신 접종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스탯뉴스는 "내용물(백신)을 해동하고 희석제를 혼합할 경우 백신 각 병에는 6회까지 접종하기에 충분한 백신이 들어있다는 것을 현장 의료진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병당 1회분 더 접종이 가능한데도 이를 버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 매체는 "제조사의 뚜렷한 승인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화이자가 백신 병에 5회 접종이라고 표기한 탓에 현장 의료진들은 6회 접종이 가능한데도 마지막 1회분은 폐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내용이다.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읭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읭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사진기자협회]

 

미국 FDA "6~7회 접종해도 된다"

 
현장의 혼란과 이러한 보도로 백신 접종 가능 횟수에 혼선이 이어지자 로이터통신은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17일 스탯뉴스의 보도를 언급하며 FDA의 공식 이메일 답변 내용을 보도했다.
 
FDA는 당시 공식 입장을 통해 "현재 공중보건의 비상사태를 고려할 때, FDA는 각 병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백신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6회분, 또는 가능하다면 7회분)"고 밝혔다.
 
유리병 띠지에는 5회분으로 적혀 있지만, 현장 의료진이 백신을 알뜰하게 뽑아낼 수 있다면 그 이상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FDA의 입장이다.
 
다만 FDA는 "백신 병에는 보존제가 없기 때문에 여러 병에서 남은 백신을 뽑아 한 회 분을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 병에서 6~7회분을 뽑아내는 것은 허용되지만, 여러 병에 남은 백신을 모아 최종적으로 한 회 분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게 FDA가 강조한 점이다.
코로나 백신 1병 당 접종인원 늘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 백신 1병 당 접종인원 늘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의료진 숙련도에 K주사기 더해지면

 
화이자 백신은 원액 그대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0.45mL인 백신 1병에 생리식염수 1.8mL를 희석해야 한다. 희석 후 백신의 총 용량은 2.25mL다. 27일 정경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 병에는 현장 환경에 따른 손실을 고려해 여유분이 들어 있다. 실제 희석 후 백신의 용량은 이보다 더 많은 2.25+α(알파)mL가 된다.
 
화이자 백신은 체내에 0.3mL씩 투여해야 한다. 즉, 피스톤(밀대)과 바늘 사이에 남는 공간을 최대한 줄여 버려지는 백신 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소잔여형'(LDS) 주사기와 현장 의료진의 숙련도가 더해지면 2.25+αmL인 백신을 7명에게 접종(0.3×7=2.1mL)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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