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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하명수사 정보누설 A총경 미스터리…檢 기소후 직위해제

중앙일보 2021.02.27 05:00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울산경찰청 소속 A 총경이 지난 25일 직위 해제됐다. 그가 유출한 정보는 지난 2017~2018년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휘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들의 '후원금 쪼개기' 의혹 등 김 전 시장 관련 수사 내용이었다. A총경은 당시 황 울산지방경찰청장 지휘를 받던 공보라인 간부였다.
 
지난해 11월 울산지방경찰청 방문한 김창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울산지방경찰청 방문한 김창룡 경찰청장. 연합뉴스

 
A총경은 직위해제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울산지검에 의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A총경은 2017년 10월과 2018년 5월 2차례에 걸쳐 지인에게 김 전 울산시장의 '후원금 쪼개기' 등 김 전 시장 사건의 수사상황을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내용을 평소 알고 지내던 전세버스 업체 대표에게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전세버스 담합 의혹을 수사하던 중 한 업체 대표의 휴대전화에서 A총경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통해 관련 혐의를 포착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A총경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김기현 당시 시장 靑 하명수사 의혹과 어떤 관련?

이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포함한 선거개입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2018년 청와대가 송철호 당시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자(현 시장)를 당선시키기 위해 상대 후보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망신주기식' 하명 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부장 권상대)는 이달 초까지 사건 관계인들을 소환 조사했다.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대표 공약이던 '산재모 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늦췄다는 의혹을 받는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곧 기소할 방침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폭주 방지법 ‘검사징계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폭주 방지법 ‘검사징계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월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문모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부시장의 청탁을 받고 김기현 당시 시장에 대한 범죄첩보보고서를 황운하 전 청장에 전달해 하명 수사를 하도록 한 혐의(선거법위반)로 기소했다. 
 
황 전 청장은 당시 김 전 시장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능범죄수사대장을 포함한 경찰에 좌천성 인사를 한 혐의(직권남용)로도 기소됐다.
 
당시 공소장에는 당시 다른 공보라인 간부가 청와대 하명 수사에 가담했던 정황도 포함돼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황 전 청장은 2017년 9월 이 간부에게 "김기현 울산시장의 토착 비리범죄 첩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당 간부는 이어 더불어민주당 당원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인사를 만나 김 전 시장의 '정치자금 쪼개기' 등 비위 의혹이 담긴 진정서를 받아 정보과에 건네 ‘김기현 울산시장 정치자금법 위반 및 모 건설 갑질 횡포’라는 제목의 범죄첩보서를 생산하도록 했다.
 
당시 진정서 내용은 2014년 이미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제출됐다가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이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것과 동일한 내용이었고 2017년 8월 다시 국민신문고에 접수됐다가 진정을 취소했던 사안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울산지검의 한 관계자는 "A총경의 직위해제가 김기현 전 시장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총경의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직위해제는 대기발령보다 강한 조치"라며 "검찰이 A총경을 기소한 것이 징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위문희·백경서·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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