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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백신 무료접종이라더니…접종비 70%는 '적자 건보'서 충당

중앙일보 2021.02.27 05:00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대한민국이 ‘전 국민 백신 무료접종’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26일 오전 9시부터 전국 65세 미만 요양병원ㆍ요양시설 종사자ㆍ입원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대해 1차 접종을 마쳐 11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신 접종 예산은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을 끈다.
 

얼마 필요하나

정부가 26일 현재까지 확보한 백신 물량은 7900만명분. 국회 보건복지위 김미애(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화이자ㆍ아스트라제네카 등 제약사에서 7900만명분 백신을 사 오는 데 드는 비용만 3조5000억원(세금 별도) 수준이다. 여기에 백신 유통비, 접종센터 설치ㆍ운영비, 냉동고 구매비, 방문 접종비 등 전 국민 무료 접종에 드는 비용 1조1000억원이 더 들 것으로 추산했다. 총 4조6000억원에 달한다.
 

준비 어떻게 하나

현재까지 정부가 확보한 백신 구매 예산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4000억원과 2021년 목적 예비비 9000억원 등 1조3000억원가량이다. 예비비는 재난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하려고 쌓아두는 일종의 정부 비상금이다. 정부는 3차 재난지원금 재원을 충당하려고 올해 예비비 8조6000억원 가운데 이미 4조8000억원을 썼다. 정부는 3월 발표할 추경에 백신 구매비용과 접종 경비를 반영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백신 접종비의 30%는 국비, 70%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충당하는 내용을 보고했다. 민간 의료기관에서 2500만회 접종한다고 가정했을 때 접종비의 70%(3363억원)를 건보 재정이 부담하는 식이다. 하지만 건보 재정은 2018년 적자로 전환하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 지난해 1~3분기에만 2조6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무료 맞나

문제는 세금으로 마련하는 국가 예산과 건보료가 재원인 건보 기금이 엄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세금은 납세자 혜택과 무관하게 납세 능력에 따라 부과한다. 하지만 국민연금ㆍ건강보험ㆍ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은 ‘수익자 부담’을 원칙으로 혜택에 맞는 보험료를 낸다. “내가 낸 보험료로 운영하는 건보 재정에서 백신 접종비를 조달하면 무료 접종인가”란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재난 상황인 만큼 가입자에 대한 건강 및 안전 목적으로 건보에서 (백신 접종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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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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