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조영남씨가 자택에서 자신의 자화상을 앞에 두고 사진을 찍었다. 신인섭 기자
‘조영남 남기고 싶은 이야기’ 연재
시국이 험난해져서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뜻일까.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생각인 거죠. 송구스럽지만 중앙일보 독자님께선 어떤 답변을 찾아내셨는지요. 저의 답은 바로 이겁니다.
“아하! 조영남이 죽을 때가 다 됐구나!”
어떤 이들은 죽음이라는 말만 꺼내면 질색들을 하시는데 저는 이제 그런 말을 할 때가 충분히 됐다고 생각합니다.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앞으로 제 얘기들은 모든 게 죽음을 바탕에 둔 얘기들이라는 겁니다. 저는 잘 아시겠지만 여러 번 죽다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재에 제가 노리는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지난 5년간 그림 대작 사건으로 죽었다가 간신히 살아났더니, 조영남이 그림뿐만 아니라 글도 대필로 쓴다는 소문이 파다하더군요. 제 책들이 안 팔려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더 큰 일은 제 글이 대필이 아니라는 걸 무슨 수로 증명해낼 수 있느냐는 겁니다.
만일 여기까지 읽었는데도 대필 냄새가 난다 싶으면 하는 수 없습니다(하기야 자필과 대필에는 별 차이가 없죠). 이 연재를 끝으로 장렬하게 저의 붓을 꺾겠습니다. 그때까지도 살아 있다면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