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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의 특별한 기술…개인숭배 연출력

중앙선데이 2021.02.27 00:23 725호 20면 지면보기
독재자가 되는 법

독재자가 되는 법

독재자가 되는 법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무솔리니,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뒤발리에, 차우셰스쿠, 멩기스투.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독재자들이다. 이렇게 8명의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재자가 이 책의 도마 위에 오른다. 이들의 흥망성쇠를 조명한 저자는 독재의 공통점을 뽑아냈다. 독재를 가능하게 하는 특별한 기술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개인숭배 연출 능력이다.
 
독재의 테크닉 가운데 가장 고급 기술은 자신의 독재가 마치 합의된 것처럼 가장하는 것이다. 한편으론 국민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다른 한편으론 국민이 독재자를 칭송하게 하는 게 비결이다. 이 기술이 성공하면 독재 권력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중국 현대사 전문가이자 홍콩대 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어떤 독재자도 공포와 폭력만으로 통치할 수는 없다. 공포를 통해 권력을 일시적으로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권력을 잡은 초기에는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숙청을 감행하거나 교묘한 속임수와 거짓말을 구사하기도 한다.
 
집권 기간이 오래될수록 독재의 기술도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데, 결국 가장 효율적인 기술은 개인숭배임을 알게 된다. 개인숭배는 협력자와 경쟁자를 똑같이 약화시키면서 그들 모두의 복종을 강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독재자를 칭송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기술이 선호된다.
 
그럼 누가 이런 독재자의 개인숭배를 조장할까? 칭송 일색의 전기를 쓰는 작가, 사진가, 작곡가, 시인, 편집자, 안무가 등 문화예술인과 지식인, 그리고 정권의 나팔수가 된 언론인이다.
 
독재자는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미지 포장을 통한 개인숭배는 독재 정치의 부수물이 아니라, 독재 정치를 떠받치는 핵심 기둥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100여 명의 현대 독재자를 검토했다고 한다. 프랑코, 티토, 수카르노, 카스트로, 카다피, 사담 후세인, 호메이니 등도 후보 명단에 올랐으나 최종 명단에 빠졌다.
 
배영대 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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