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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꽃으로 마음을 전하세요

중앙일보 2021.02.26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임영호 한국화훼단체협의회장

임영호 한국화훼단체협의회장

매년 2~3월이 되면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익숙하고 흐뭇한 장면들이 있었다. 친구들과 꽃다발을 한가득 든 채로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기억을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 온 가족이 꽃다발을 나눠 들고 식사를 하러 가는 모습, 학교 정문부터 인도까지 죽 늘어선 꽃다발 판매 행렬.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 온 일상의 졸업·입학식에는 늘 꽃이 함께 했다.
 
애석하게도 작년부터 유독 이런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졸업식과 같은 크고 작은 행사가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열리다 보니 꽃을 선물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자연히 꽃 소비가 큰 폭으로 줄었고, 산지에서는 애지중지 키운 꽃을 폐기하기도 하는 등 화훼 농가의 경제적 피해가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변의 소중한 이에게 꽃으로 마음을 전하는 기회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화훼 농가의 안타까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정부에서 꽃 소비에 발 벗고 나선 가운데 며칠 전 신문에서 대단히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금융계 수장들이 코로나19 대응과 금융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에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5대 금융지주 회장 등 참석자들에게 커다란 꽃바구니를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어려움에 처한 화훼 농가 지원에 힘을 보태 달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화훼 농민이자 한국화훼단체협의회장으로서 전국의 화훼 농가를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꽃 소비 감소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화훼농가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2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화훼 소비 촉진 캠페인에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도 관심을 가지며 최근 작게나마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화훼 농가는 힘겨워하고 있다. 화훼에 대한 금융권의 이러한 관심이 이제는 공공부문을 넘어 다른 민간부문에까지 확산해 힘을 더해주고, 최종 소비자인 국민도 이런 노력을 지지하고 화훼를 적극적으로 구매해 주시길 희망한다. 불황의 터널을 마주한 화훼 농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호주 퀸즈랜드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꽃을 가까이할 때 행복감이 증진된다고 한다. 오늘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꽃으로 마음을 전해보자. 불황의 터널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화훼 농가에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고, 사람들이 꽃으로 마음을 전하는 일이 더욱 많아진다면 이보다 반가운 일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임영호 한국화훼단체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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