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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인사평가’…이해진·김범수, MZ세대에 답하다

중앙일보 2021.02.26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이해진(左), 김범수(右)

이해진(左), 김범수(右)

카카오와 네이버가 25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카카오에선 김범수 이사회 의장, 네이버에선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 등이 나섰다. 재산의 절반 이상 기부를 선언한 김 의장은 ‘불완전한 사회에 대한 책임’을 화두로 던졌다. 최근 카카오 인사평가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대해 김 의장은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성과급은 예년 수준”이란 불만이 나왔다. 이 GIO는 “직원들이 만든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그 가치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함께 나누게 됐다. 다른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자들 같은 날 사내 간담회
김범수 “직장내 괴롭힘 절대 없어야
경쟁사보다 보상 적다면 빨리 개선”

이해진 “선배님으로 불러달라
스톡옵션 외 성과보상 방법도 고민”

김범수 “불완전함 해소할 책임 있다”
 
“사람은 완벽하게 불완전하다. 힘들 때마다 내 고민을 들어주는 ‘마음의 주치의’가 늘 해주는 말이다. (조직도) 불완전한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브라이언이란 영문 이름을 쓰는 김 의장은 25일 오후 카카오 직원들과 ‘브라이언톡 애프터’라는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나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이유는 부조리와 불평등 같은 불완전함이 있지만 이를 바꿀 희망이 있는 제도라서”라며 “불완전함을 해소할 책임이 (사람과 조직에)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면으로 진행한 이날 온라인 간담회엔 5600여 명이 참석했다.
 
카카오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카카오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김 의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롤(역할) 모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이츠가 만든 재단을 보며 기업이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했다”며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들 사이에 기부 서약이 퍼져 있는데 우리나라도 거기까지 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지난 8일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최대주주인 김 의장의 지분 평가액은 현재 10조원 이상, 기부액은 5조원 이상이다.
 
25일 간담회에선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할 거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의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디지털 교육 격차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 인공지능(AI) 인재에 관심이 있다”며 “AI 캠퍼스 만드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 가는 것만큼 스타트업에 가는 이들도 나오는 구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 내에선 절대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며 “그런 리더나 동료가 있다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적정한 보상 수준과 관련해선 “경쟁사보다 적다면 빨리 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 변화는 시간을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내달 일본 A홀딩스 회장 취임  
 
네이버는 25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컴패니언 데이’라는 행사를 열고 사내에서 생중계했다. 네이버 노사는 최근 성과급 갈등을 겪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성과급 기준이 뭐냐는 질문이 나왔다. 한 대표는 “총 보상 차원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강조했다. 이 GIO는 “그동안 열심히 해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네이버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네이버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 GIO는 네이버 지분 3.73%를 갖고 있다. 네이버의 조직문화와 비전에 대해 창업자의 한 마디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날 간담회에선 사내 호칭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네이버는 2019년 리더(임원급) 직급을 신설했다.  
 

“글로벌 투자기준 뭐냐” 질문에 이해진 “2주 뒤에 만나자”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네이버가 관료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이 GIO는 “(리더에게도) ‘님’ 호칭이 적절한 것 같다”며 “저는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회사의 성장과 변화에 대해 직원들은 창업자의 설명을 원했다. 네이버는 2019년 말 소프트뱅크와 일본 내 인터넷사업 통합을 선언했다. 지난해 8월엔 3400억원을 들여 일본 배달업체 데마에칸을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6500억원으로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샀다. 25일 간담회에선 “투자의 기준이 뭐냐”, “회사의 비전을 알고 싶다”는 질문이 나왔다. 이 GIO는 “글로벌 도전 전략에 대해선 2주 뒤에 만나자”고 말했다. 사내 강연을 통해 설명하겠다는 약속이다.
 
이 GIO는 다음달 1일 출범하는 일본 A홀딩스에서 회장 겸 공동 대표를 맡는다. A홀딩스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나눠 갖는다. A홀딩스 밑에는 Z홀딩스라는 중간 지주회사가 있다. Z홀딩스 밑에 라인과 야후재팬이 각각 100% 자회사가 된다. 이 GIO가 일본 사업의 전면에 나서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9년 말 기준으로 42개 계열사에 직원 수는 1만870명에 이른다.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25일 62조9129억원)으로는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5년 전 5조2064억원에서 25일 42조9605억원으로 상승했다. 2016년 말 5159명이던 카카오 직원 수(계열사 포함)는 지난해 말 1만644명으로 늘었다.익명을 원한 카카오의 한 직원은 “조직 구조가 복잡해지고 여러 조직에서 온 사람들이 섞여 일하다 보니 초창기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덜하다”고 말했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젊은 직원이 할 말은 하는 분위기로 기업문화가 바뀌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심서현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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