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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 자작곡+미공개 사진 담아 900쪽 자서전 펴낸다

중앙일보 2021.02.25 17:03
 
비틀스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폴 매카트니가 11월 자서전을 펴낸다. AP=연합뉴스

비틀스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폴 매카트니가 11월 자서전을 펴낸다. AP=연합뉴스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79)가 자서전을 펴낸다. 900쪽에 달하는 대작이다. 60년 넘게 음악을 해온 그는 자신이 쓴 154개 곡을 바탕으로 자서전을 구성했다. 일종의 노랫말 백과사전인 셈이다. 두 권에 달하는 이 자서전은 11월2일 출간 예정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서전 제목은 『노랫말: 1956년부터 현재까지』다. 56년은 그가 본격 음악을 시작한 때다. 평생의 음악적 동료이자 라이벌 고(故) 존 레논이 만든 비틀스의 전신 ‘쿼리멘’ 밴드에 합류하기 직전이다.   
 
비틀스는 1960~70년대 최고의 아이콘이자 대중음악의 혁명으로 평가 받는다. 왼쪽부터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존 레논, 링고 스타. 중앙포토

비틀스는 1960~70년대 최고의 아이콘이자 대중음악의 혁명으로 평가 받는다. 왼쪽부터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존 레논, 링고 스타. 중앙포토

 
가디언은 책은 연대기 순이 아니라, 곡 제목의 알파벳 순으로 전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카트니가 각 노래를 쓸 당시 겪었던 사건과 상황, 영감을 준 사람과 장소, 그리고 지금의 매카트니가 곱씹는 생각을 담는다. 매카트니는 “사람들은 특정 나이가 되면 과거 회상을 위해 일기장을 들춰보지만, 나는 일기가 없다”며 “내겐 그동안 작곡했던 수백 곡의 노래가 일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자서전은 첫 자작곡을 만들며 음악가를 꿈꾼 14살 시절부터, 비틀스와 윙즈 활동, 솔로 생활까지 아우른다. 악보 초안, 편지, 미공개 사진 같은 자료도 담길 예정이다. 출판사 측은 “전설적인 명곡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매카트니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전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카트니는 이미 명곡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 중 일부를 공개했다. 존 레논과의 갈등에 얽힌 일화가 대표적이다. 레논이 71년 발표한 곡 ‘하우 두 유 슬립(How Do You Sleep)’의 가사가 발단이 됐다. 미국 NBC는 지난해 8월, 이 곡의 가사 때문에 매카트니가 상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가사 중 “네가 한 일이라곤 ‘어제(yesterday)’ 뿐이고, 네가 떠난 뒤부터 넌 그냥 ‘또 다른 날(another day)일 뿐”이란 부분 때문이다. 각각 비틀스의 대표곡인 ‘예스터데이’와 매카트니의 싱글 곡 ‘어나더 데이’를 내포한 가사다. 매카트니는 존 레논이 이 가사에서 자신에게 독설을 날렸다고 해석했다고 한다. 
 
폴 매카트니의 자서전은 퓰리처상 수상자인 아일랜드 시인 폴 멀둔(오른쪽)이 맡았다. AP=연합뉴스

폴 매카트니의 자서전은 퓰리처상 수상자인 아일랜드 시인 폴 멀둔(오른쪽)이 맡았다. AP=연합뉴스

 
책의 편집은 퓰리처상을 받은 아일랜드 시인 폴 멀둔이 맡았다. 그는 매카트니와 지난 5년 동안 정기적으로 2~3시간씩 만나 그의 노래에 관해 이야기했고, 책은 이 대화를 뼈대로 전개된다. 멀둔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매카트니가 비틀스 시절 존 레논과 작사를 할 때의 방식을 따라 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나올 때까지 누구도 방에서 나가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멀둔은 “매카트니는 내가 아는 가장 활기차고 긍정적인 사람 중 한 명이지만, 그는 깊이 생각하는 삶의 태도를 지녔다”며 “인생의 모든 측면을 오랫동안, 열심히 들여다보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매카트니는 앞서도 여러 권의 책을 낸 경험이 있다. 지난 65~99년에 걸쳐 쓴 가사와 시 모음집인 『블랙버드 싱잉(Blackbird Singing)』과, 엄마와 집을 잃고 헤매는 다람쥐 이야기를 다룬 동화 『하이 인 더클라우즈(High in the Clouds)』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9년 펴낸 그림 동화 『헤이 그랜쥬드!(Hey Grandude!)』는 부모의 이혼으로 충격을 받은 존 레논의 아들 줄리안을 위해 쓴 곡으로 알려진 ‘헤이 쥬드(Hey Jude)’에서 제목을 따왔다. 어느 날 매카트니의 손주가 그를 향해 부른 명칭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폴 매카트니가 쓴 동화 『헤이 그랜쥬드!』는 한국어로도 번역돼 발간됐다. 연합뉴스

폴 매카트니가 쓴 동화 『헤이 그랜쥬드!』는 한국어로도 번역돼 발간됐다. 연합뉴스

 
42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난 매카트니는 댄스 음악을 했던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간호사였던 어머니는 매카트니가 14세가 되던 해에 유방암으로 별세했는데, 역시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여읜 존 레논과 깊이 친해진 계기가 됐다고 한다. 매카트니는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성공한 송라이터’로 기록됐고, 빌보드차트에서 솔로와 비틀스 경력을 모두 합쳐 1위를 총 32번 한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92년엔 음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폴라음악상’을 수상했다. 99년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솔로 음악가로 입성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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