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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대선 후보 수사 안해…임박한 수사는 선거 개입”

중앙일보 2021.02.25 16:2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은 25일 “내년 3월 대선 후보자에 대해선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거에 영향 미칠 만한 사건을 (수사)해서 중립성 논란을 자초하는 일은 피할 것”이라고 하면서다. 여당이 밀어붙이는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립에 대해선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을지 제도 개혁은 시간을 두고 국민 입장에서 해야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속도전’에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수사‧기소권 분리에 대해서도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를 주제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를 주제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공수처장 25일 관훈클럽과 첫 토론

김 처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가했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뒤 외부 토론 행사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김 처장은 공수처에 대한 중립성, 독립성 담보 방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내놨다. 공수처 출범과 함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정치 편향성 논란을 의식해서다. 
 

“선거 앞두고 수사하면 선거개입 의문 나와”

그는 “정치사에서 선거를 앞두고 수사 기관이 수사를 하면서 후보의 유‧불리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라며 “4월 선거를 앞두고 (수사를 하면) 수사기관이 개입한다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산시장을 뽑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등에 대한 수사는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얘기다.   
 
자연히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후보자에 대한 수사 여부도 관심이 됐다.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 : 내년 3월에 대선이 있다. 대선 주자 비리가 포착됐고, 혐의가 구체적이어도 선거 이후로 (수사를) 미룰 것인가.
김 처장 : 선거 임박성도 따져야 한다. 4월 선거는 임박했다고 볼 수 있는 시점이다. 선거와 떨어진 시점인지, 어떤 위중한 혐의인지, 허용할 수 없는 범죄인지 따져야 할 문제다. 일률적으로 모든 수사를 안한다는 건 아니다.
장 위원 : 후보자 등록 이후면 임박한 걸로 봐서 수사를 안하겠다는 것인가.
김 처장 : 그것도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후보등록 기준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선거 ‘임박’의 기준을 후보 등록일로 보고 이후 대선 후보자에 대한 수사는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서 "대선 후보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연합뉴스

김진욱 공수처장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서 "대선 후보 수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연합뉴스

”청와대와의 핫라인 없다“

김 처장은 “청와대와의 ‘핫 라인’은 없다”라고도 했다. ‘청와대에서 전화가 오면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다. 그는 “핫 라인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공수처의 중립성을 의식한 말로 풀이된다. 
 
3년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임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초대 (공수처장)이기 때문에 임기를 지키지 않으면 제도 안착 자체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청 설치 국민 입장에서 불편”

여권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사청 설치에 대해 김 처장은 속도조절론을 내비쳤다. “(수사시스템이) 크게 바뀌는 와중에서 제일 애로를 겪을 건 국민”이라고 하면서다. 그는 “자신이 고발한 사건을 어디서 수사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국민의 입장에서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보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두고 국민의 입장에서 유의하면서 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청 설치를 밀어붙이는 여당의 의중과 배치되는 시각이다.  
 
여당의 수사‧기소 분리 추진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중을 밝혔다. 김 처장은 “수사에 관여하지 않는 공판부 검사가 들어가면 공소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고 해서 수사·기소 분리가 맞지 않는다는 분이 많은데 경청할 만하다”며 “수사·기소 분리 명분도 충분하지만 보완해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일부분 수사‧기소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수사부와 공소부를 분리해서 운영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수사청 설치 및 검찰 수사권 폐지 추진에 반대하는 윤석열 검찰총장과도 일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중수청 설치로 국민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

김진욱 공수처장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해 "중수청 설치로 국민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1

秋-尹 갈등은 “원칙이 충돌, 소통 부족 탓”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충돌에 대해선 “두 분이 검찰 인사나 수사에 대해 나름대로 원칙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 원칙이 충돌한 면이 있고, 스타일이 다른 분들이라 소통이 (부족해) 오해가 생긴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수사기관의 책임자로서 사법부의 현 사태에 굉장히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도 “제가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게 국회 탄핵을 이유로 사표를 반려하고 ‘거짓말’ 논란까지 빚고 있다. 
 
검찰과의 공수처와의 관계는 헌법재판소(헌재)와 대법원의 관계에 빗댔다. 김 처장은 ”과거 모든 권한이 대법원에 있다가 헌법 재판에 관한 권한은 헌재로 분장됐다“며 ”헌재가 생긴 이후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신장했고 대법원도 아주 전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와 검찰도 국민을 위해 이런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은 홍지영 관훈클럽 감사(SBS 편집부 선임기자)의 사회로 이강은 세계일보 사회부장, 이종수 YTN 경제부 선임기자, 이주현 한겨레 정치부장,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성명 가나다순)이 토론에 참여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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