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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번호 2만 개 무단 수집···아파트 지하주차장 훑었다

중앙일보 2021.02.24 17:00
지난해 8월 개인정보 보호·활용 전담 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생활 속 개인정보침해 사례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광고에 쓰기 위해 주차된 차량에 있는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으로 수집하거나,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하는 등 행위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됐다. 개인정보위는 이를 통해 사업자와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보호·활용에 인식 수준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4개 사업자에 과태료 1700만원 

지난해 3월말 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뉴시스

지난해 3월말 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뉴시스

 
개인정보위는 “제3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4개 사업자에 대해 총 1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24일 밝혔다. 출장 세차·광택 등 서비스 업체인 A업체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부착된 연락처 2만747건을 무단으로 수집해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다. 차주의 동의 없이 번호를 수집해 이를 광고문자 전송에 이용한 혐의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개인정보의 수집·이용)와 16조(개인정보의 수집 제한)에 따르면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는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동의를 받을 때도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는 항목, 보유 및 이용 기간 등을 정보 주체에게 상세히 알려야 하고 목적에 맞는 개인정보만을 최소한으로 수집해야 하지만 A업체는 이를 어겼다.
 

건물관리 맡기며 입주자 정보 무단 제공도 

브리핑 중인 송상훈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조정국장. 연합뉴스

브리핑 중인 송상훈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조정국장. 연합뉴스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어학·공무원·공무원 시험·유학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B업체는 최근 공무원시험 설명회 참석 신청을 온라인으로 받으면서 신청자가 지인까지 참가신청을 하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신청자 외에 지인의 개인정보 수집 동의는 거치지 않아 역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받았다.
 
오피스텔 신축·분양 등 부동산 개발사업자인 C업체는 건물을 관리해주는 대행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주민의 개인정보 처리 위탁 관련 문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건물관리업체의 업무에는 입주민의 관리비 정산·고지와 주차관리 등 개인정보 취급이 포함돼 있지만, 이 내용을 입주민에게 고지도 하지 않아 4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동의받았더라도 보유 기간, 이용범위 유의해야”

지난 19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입장 전 수기명부를 적고 있다. 뉴스1

지난 19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입장 전 수기명부를 적고 있다. 뉴스1

 
경남 김해의 직업능력개발 훈련기관인 한 직업전문학교는 취업지원·정보 제공을 위해 수강생의 연락처를 보유했지만, 보유 기간이 지난 후에도 이를 파기하지 않았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받을 당시 수강생에게 연락처 정보 보유 기간을 7개월로 알렸으나 이 기간이 지난 후에도 해당 연락처로 교육과정을 안내하는 등 홍보성 문자를 발송했다. 
 
박영수 개인정보위 조사1과장은 “이 같은 사례는 사소한 부주의로 여겨질 수 있지만,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사업자는 착각이라 하더라도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상훈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조사와 개인정보 보호 제도 안내 등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보호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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