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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줄이고, 폭염땐 기온 내리고…춘천의 ‘도시숲’ 실험

중앙일보 2021.02.24 00:03 16면
19일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인도를 따라 나무가 빼곡히 심겨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19일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인도를 따라 나무가 빼곡히 심겨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구변에는 인도를 따라 나무 수백 그루가 빼곡히 심겨 있다. 3m가량 간격인 데다 인도 양쪽에 모두 심겨 있어 여름철 잎이 울창해지면 그늘이 생길 것처럼 보였다.
 

1㏊의 숲 여름 낮 기온 3~7도 낮춰
이상 기후, 대기 질 개선에 효과
시, 2년간 도심에 225만 그루 심어
2050년까지 1억 그루 숲 조성 목표

인근 약사동 약사천 주변 인도 곳곳에도 새로 심어놓은 나무가 보였다. 춘천시가 도시열섬·폭염 등 이상기후에 대비해 이곳에 도시숲을 조성하고 있다. 약사천으로 자주 산책을 나온다는 김옥자(77·여·죽림동)씨는 “인도에 나무를 많이 심어놔야 공기도 맑아지고 여름철에 걸어 다니기도 좋다”고 말했다.
 
최근 도시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시숲 조성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도시숲은 공원·가로수·정원 등 도시 안에 있는 모든 산림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 도시숲이 관심을 받는 건 도시열섬·폭염 등 이상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대기오염 물질 흡수, 미세먼지 저감, 홍수 조절과 같은 다양한 효과가 있어서다.
 
도시숲 조성에 가장 적극적인 자치단체는 춘천시다. 춘천시는 2050년까지 1억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업 첫해인 2019년 105만324그루, 지난해 120만9071그루를 심는 등 지난 2년간 225만 그루의 나무를 도심 곳곳에 심었다. 1차 목표는 2025년까지 사업비 2825억원을 들여 교목 564만 그루와 관목 1458만 그루 등 총 2022만 그루를 심는 것이다.
 
춘천시가 도시숲 조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미세먼지다. 춘천은 최근 5년간 미세먼지 평균치가 50.1㎍/㎥로 서울 45㎍/㎥, 대구 44.2㎍/㎥보다 높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무 1그루가 연간 1799㎏의 산소를 발생시키고 35.7g의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경유차 1대에서 연간 1680g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수치상으로 나무 47그루가 경유차 1대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더욱이 1㏊의 숲은 연간 미세먼지 4㎏을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 168㎏을 흡착·흡수하고 여름철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강원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윤영조 교수는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공원과 공원을 연결하고 사람들이 가로수 그늘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녹지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현재 6~8m인 가로수 간격을 더 좁히고 도심 곳곳을 숲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 싱가포르는 모든 시민이 250~500m 이내로 공원 접근이 가능하도록 30년 동안 각종 시설과 공원·녹지를 연결하는 파크 커넥터(Park Connector)를 조성해 왔다.
 
이 밖에도 춘천시는 올해부터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옥상에 나무를 심는 ‘옥상녹화’ 사업과 건물 벽과 창가에 나팔꽃과 같은 덩굴식물을 심어 온도를 낮추는 ‘그린 커튼’ 사업도 추진한다.
 
춘천시 녹지공원과 이정예 도시숲담당은 “지난해 천전초교와 춘천시청 건물 외벽에 그린 커튼을 설치한 결과 주변 온도가 9~11도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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