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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치솟지만…'잡코인' 소유자는 암울, 최고가의 10분의 1 코인도

중앙일보 2021.02.23 17:42
직장인 박모(32)씨는 '암호화폐 광풍'이 불던 2018년 1월 '에이다'와 '라이트코인', '이그니스' 등 7개 코인에 1000만원가량을 투자했다. 비트코인보다 싼 암호화폐에 투자해야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투자 직후 코인 가격은 폭락했다. 1개당 1500원에 산 에이다 가격은 2019년 100원 아래로 내려갔다. 다른 코인 가격 흐름도 비슷했다. 총평가손실은 -90%까지 커졌다. 
 
3년이 지난 지금 에이다 가격은 개당 1100원대로 회복했다. 하지만 원금 회복은 요원하다. 현재 투자한 코인의 평가금액은 500만원이 채 안 된다. 박씨는 "지금까지 버텼듯 없는 돈으로 치고 '존버(끝까지 버티기)'할 것"이라며 "다만 요즘 비트코인 가격 오르는 것을 보면 후회되고 배도 아프다"고 말했다.  
경기도 일산 장항동의 한 음식점 앞에 비트코인과 리플,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고 알리는 입간판이 보이고 있다. 뉴스1

경기도 일산 장항동의 한 음식점 앞에 비트코인과 리플,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다고 알리는 입간판이 보이고 있다. 뉴스1

'리플' 가격, 최고점의 10분의 1도 안 돼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며 2018년 고점을 뚫었지만, 알트코인(Alternative coin·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 소유자에겐 딴 세상 얘기다. 알트코인의 대장 격인 이더리움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코인 가격이 2017~2018년 최고가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어서다. 최근 투자 열기가 이어지며 가격이 오르고 있으나, 최고가의 10분의 1에 도달하지 못한 코인도 꽤 있다.  
 
알트코인은 시가총액 규모가 비교적 작은 코인을 말한다. 개당 가격이 1000원이 안 되는 '동전 코인'도 흔하다. 주식시장의 비우량주(잡주)에 빗대 '잡코인'으로 불린다. 전 세계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는 23일 기준 8549개(코인마켓캡 기준)에 이른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018년 시가총액 10위권에 들던 에이다 가격은 23일 오후 2시 기준 1140원대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470% 급등했다. 하지만 여전히 2018년 1월 기록한 최고점(1755원) 대비 35% 낮은 가격이다. 리플 가격도 올해 146.5% 뛰었지만, 최고점의 7분의 1 수준인 600원 전후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캐시와 스팀 가격은 2017~2018년 최고점과 비교하면 각각 87.1%, 96.2% 싸다.  
본전 찾기 어려운 알트코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본전 찾기 어려운 알트코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글로벌 이슈, 비트코인에 집중

알트코인 가격이 과거만큼 뛰지 않는 이유로 달라진 시장 상황이 꼽힌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2017~2018년엔 암호화폐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자금이 몰려 시장 전체가 광풍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이슈가 비트코인에만 집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지난해 10월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면서 불이 붙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블랙록 같은 금융사의 비트코인 투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트코인 지지 발언이 기름을 부었다.  
왼쪽부터 가상화폐인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왼쪽부터 가상화폐인 리플,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뛰자 알트코인도 '순환매' 중

시장의 관심은 알트코인이 과거 고점을 향해 달려갈지에 쏠린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암호화폐가 사기나 투기 수단이 아닌 자산으로 인정받는 흐름이 일고 있다"며 "아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알트코인으로 투자가 몰릴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암호화폐 시장에선 넘치는 돈의 힘으로 비트코인에 이어 알트코인이 뒤따라 오르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배분 수요, 향후 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암호화폐 투자로 10억원을 벌었다" "잡코인도 폭등한다" 등의 '카더라 통신'이 투자 심리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반면 익명을 원한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만큼 신뢰가 쌓이지 않은 알트코인 가격이 올라가기엔 한계가 있다"며 "변동성이 극심해 투자할 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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