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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패러다임 전환으로 마을 단위 공화국 실현

중앙일보 2021.02.2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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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한국지방자치학회 동계학술대회 한국주민자치중앙회 기획세션 첫날 2섹션에서 김찬동 충남대 교수는 ‘주민자치회 실태 및 진단’이라는 주제의 발제문을 통해 주민자치회에 대한 규정이 완전히 삭제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언급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김찬동 교수, 주민자치회 실태 진단으로 올바른 주민자치제 디딤돌 제시

김찬동 교수는 “주민자치위원회나 시범실시 주민자치회 같은 제도를 도입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를 어떻게 설계하고, 주민들이 지방자치행정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는지에 대한 인식이나 합의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며 “행정과 시민사회 각각의 입장에서 주민자치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리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서 삭제되어 버린 주민자치제도에 대한 지향점을 몇 가지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주민자치의 법률적 제도 도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마지막 국회 입법 과정에서 삭제된 점은 주민자치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인식이 얼마나 미흡한지 알 수 있다”며 “개정된 지방자치법을 보더라도 법1조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종류와 조직 및 운영, 주민의 지방자치 행정 참여에 관한 사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를 정하는 것에 한정되었을 뿐이지 주민자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실질적 주민자치, 주민주권에 입각한 주민자치의 방향에 대해 “첫째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간접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자”며 “국가 정부의 다양한 위원회에 시민사회의 구성원이 참여하지만 정책이나 의제 설정 과정에서 형식적으로 참여하는데 그치고, 정책 구현 과정에서 권리와 책임을 부여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주민들이 주민총회를 통해 통리계층의 공동체 단위에서 자치를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읍면동계층의 공공문제에 대한 지방정부를 자치할 수 있도록 상향적제도가 설계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지역생활공간에서도 각 구성원이 주권자로서 자신의 공공생활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다른 의견들이 존중되면서도 합의된 의사결정을 도출해내는 역량이 필요한 마을단위 공화국을 제안한다”며 “공공의 의사결정이 구성원 전체의 총의와 더불어 구성원 대표자들의 전문성에 입각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혼합정 형태의 민주공화정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진정한 주민자치를 위해서는 기존의 행정관료제 조직과 인력, 예산을 근린지역공간에서 철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행정 내부에서의 거대한 개혁과 결단이 필요하다. 올해 전반기에 주민자치를 실질적으로 가능케 하는 주민자치에 관한 일반법으로 법률이 제정되길 기대하며, 이를 바탕으로 민주공화정에 부합하는 근린사회 만들기가 가능한 헌법개정도 조만간 가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발표를 마쳤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 김찬동 충남대 교수, 최홍재 제주특별자치도 정무 특별보좌관, 조경숙 한국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 최봉석 동국대 교수, 최인수 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 김찬동 충남대 교수, 최홍재 제주특별자치도 정무 특별보좌관, 조경숙 한국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 최봉석 동국대 교수, 최인수 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

발표 후 토론이 이어졌다. 최홍재 제주특별자치도 정무 특별보좌관은 “주민자치의 첫 번째 과제는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자치회의 혼돈된 상황을 법적으로 정리하는데 있다. 주민자치의 본질적 기능을 담을 수 있는 지속적인 수정과 보안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주민자치의 재정적 자립과 자율성 확보 등 법적 보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더불어 주민이 주인이 돼 주요 의결사항을 결정하도록 주민자치회의 세분화와 행정 시스템과의 조화로운 조합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인수 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민자치 현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행정이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지역별 특성과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제21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정기국회 회기 동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주민조례발안, 주민감사청구 요건 완화, 지방의회 인사권독립, 정책전문인력 도입 등 많은 부분이 반영되어 지방자치법 개정이 이뤄졌으나 안타깝게도 주민자치회와 관련된 조항은 삭제되고 말았다.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3건의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 중 어느 것이 통과되더라도 표준조례안은 더욱 세분화,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대대적인 풀뿌리 주민자치를 위한 주민총회,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봉석 동국대 교수는 “1990년대와 2000년 초에도 주민공동체 조직 활성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마을공동체 개념으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바 있다. 물론 주민자치에 관한 별도의 법제정이 필요하지만 입법에 대한 부담감도 존재한다. 정치권에서는 주민자치회가 거대 조직으로 변형되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따라서 주민에 관한 독립법안 안에 주민자치회가 들어갈 수도 있겠으나 주민자치회만 특정해서 개별법으로 만들기보다 면밀한 연구와 합의를 통해 개선된 법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경숙 한국주민자치여성회의 상임회장은 “주민자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지방자치를 주도하는 행정, 국회, 시도의회, 학계나 전문가들은 주민자치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중이다. 그렇지만 현장에서는 계속되는 시행착오를 겪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에는 주민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를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 구축에는 실패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회에 발의된 주민자치회법 관련 내용에 주민의 입장으로 ‘주민이 자치할 수 있는 회’가 입안돼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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