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자체 축제 곳곳서 ‘기지개’…거리두기 완화되자 바로 시작도

중앙일보 2021.02.23 05:00 종합 18면 지면보기
그동안 무기한 연기됐던 제7회 해운대 빛축제가 지난 15일 재개되자 시민들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화려한 야경을 구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그동안 무기한 연기됐던 제7회 해운대 빛축제가 지난 15일 재개되자 시민들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화려한 야경을 구경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해운대 빛축제 15일 개막…태종대 문 열어 

비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5일부터 1.5단계로 하향되면서 지역 축제와 행사가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당수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축제 개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자체 “방역 강화와 온·오프라인 병행”

부산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당일인 지난 15일 ‘해운대 빛축제’를 개막했다. 축제는 다음 달 28일까지 이어진다. 당초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예정돼 있던 빛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11월 27일 무기한 중단키로 결정했다.  
 
해운대구는 빛축제 현장에 방역관리 요원 60명을 투입했다. 해운대구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관리 요원이 방역 지침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동시에 QR코드로 입장객 출입명부 관리, 손 소독 후 입장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인 태종대 전망대도 지난 15일 다시 문을 열었다. 해안 절경과 함께 대한해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코로나19 전만 하더라도 연중 관광객이 몰렸던 곳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운행을 중단한 태종대 다누비 열차도 이날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입장객을 제한해왔던 국립부산과학관은 지난 17일부터 입장 인원을 회차당 300명에서 600명으로 늘렸다. 도심을 누비던 시티투어버스도 운행을 재개했다. 창원 시티투어버스는 지난 16일부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부산 시티투어버스는 내달 2일부터 운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운행이 중단됐던 부산시티투어 버스가 오는 3월 2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 송봉근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운행이 중단됐던 부산시티투어 버스가 오는 3월 2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 송봉근 기자

3월 북극곰수영대회…유채꽃축제 등 개최

제주에서는 다음 달 8일부터 14일까지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2021 제주들불축제’를 개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소와 말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기 위해 시작된 들불축제는 소원기원 의례 등의 행사가 함께 열린다.  
 
부산에서 매년 1월에 열리던 해운대 북극곰수영대회는 오는 3월 개최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겨울철 대표 축제인 북극곰 수영대회가 봄에 열리는 점을 감안해 올해 수영대회 주제를 ‘일상회복’으로 정할 방침”이라며 “수영대회 개최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메시지도 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객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유채꽃밭을 갈아엎었던 전국 곳곳에서도 유채꽃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제주시 표선면 가시리는 오는 4월 9일 축제 개막을 위해 지난해 10월 유채꽃 파종을 마쳤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질 경우 축제는 취소하더라도 이미 조성한 유채광장은 최대한 파쇄 없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지난해 3월 ‘제9회 부산낙동강 유채꽃 축제’를 취소했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지난해 3월 ‘제9회 부산낙동강 유채꽃 축제’를 취소했다. 송봉근 기자

“지역경제보단 방역이 우선”

지난해 코로나19로 무산됐던 부산 낙동강유채꽃축제도 4월 초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경돈 부산시 문화관광과 축제진흥팀장은 “유채꽃축제는 부산 지역에서 열리는 70여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입장객 500명 제한 등의 방역지침을 세워 올해 유채꽃축제는 취소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5월로 예정된 해운대 모래축제와 원아시아페스티벌, 부산항 축제 등도 개최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강원도는 불꽃놀이와 레이져쇼로 구성된 ‘호수나라물빛축제’를 오는 8월 개최하기 위해 밑작업에 들어갔다. 예산은 지난해 이월된 강원도비와 춘천시비를 그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시민단체가 반발하자 강원도는 행사 횟수를 당초 7번에서 4번으로 줄이겠다는 절충안을 내놓은 상태다.  
 
축제 개최 소식이 잇따르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남국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경제도 중요하지만 방역이 우선”이라며 “4차 대유행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밀집하는 축제를 섣불리 개최하기보다 백신 접종 이후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축제를 개최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각 지자체들은 주변의 우려를 의식해 “방역관리 강화와 함께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축제와 행사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존 축제가 100%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면 앞으로는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해 관광객이 한정된 장소에 몰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예약제를 도입해 입장객을 제한하고, IT와 접목해 비대면으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제주·강원=이은지·최충일·박진호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