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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진욱 공수처장 수사, 돌고돌아 서울경찰청이 맡는다

중앙일보 2021.02.21 14:13
김진욱 공수처장. 연합뉴스

김진욱 공수처장.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의 청탁금지법(이른바 김영란법) 위반 의혹에 대한 수사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맡게 됐다. 일선 경찰서에 배정됐다가 상급 수사기관으로 인계된 것이다.
 
김 처장 의혹에 대한 고발 사건을 조사해온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21일 “김 처장 고발 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인계했다”고 말했다. 인계 이유에 대해선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주요 사건과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의 경우 수사 상황을 지방청에 보고하고 수사도 할 수 있게 하는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고발됐다가 경찰로 이관

당초 이 사건은 검찰에 고발됐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달 1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 처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김 처장이 헌법재판소에 재직할 당시에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서다. 하지만, 새로운 검찰청법에 따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종로경찰서로 이관됐다. 이후 시민단체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최근 경찰에 “경찰청 본청의 전문 수사관이 수사해 달라”는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이 단체는 의견서에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 사건 등을 보면 일선 경찰서가 고위직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나 압수수색 등의 수사를 진행하긴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김 처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고위인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경찰청 본청 차원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발 단체 “고위 인사 일선 경찰서 수사 어려워”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왼쪽 두번째)와 회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김진욱 공수처장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인 조사에 출석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왼쪽 두번째)와 회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김진욱 공수처장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인 조사에 출석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종로서는 이달 17일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이 단체는 종로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처장이 보유한 미코바이오메드 주식(평가액 9300여만원)은 2017년 헌법재판소 재직 시절 나노바이오시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취득한 것”이라며 “김 처장은 약 476만원의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동일인에게서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8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김 처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취득했다면 이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처장 측 “김영란법 위반 의혹 사실 아냐” 

지난달 19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당시 후보자). 뉴시스

지난달 19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당시 후보자). 뉴시스

김 처장 측은 지난달 19일 청문회에서 김영란법·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당시 청문회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성우 미코바이오메드 대표는 “유상증자를 하면 주식 수가 불어나고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상법에서는 10%가량 싸게 팔 수 있도록 한다”면서 “다른 유상증자 참여자들에게도 적용된 혜택이며 유상증자에 앞서 미공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2001~2002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유학했을 때 같은 학교 메디컬스쿨 연구 교수로 있던 김 대표와 친분을 쌓았다. 15년 뒤 김 대표는 회사가 자금난에 시달리자 김 처장 등에게 투자를 요청했고 김 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는 입장이다. 
 

남인순 수사도 돌고 돌다 서울청이 맡아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주요 사건의 이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소 관련 내용을 유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에 대한 수사도 돌고 돌다 서울경찰청이 맡게 됐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 지난달 1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사건이다. 
 
대검은 이 사건을 박 전 시장 피소 유출 의혹을 수사한 서울북부지검으로 넘겼고, 다시 서울남부지검으로 이관돼 고발 사건으로 전환됐다. 남부지검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피의자의 주거지·범죄지를 관할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관했으나 결국 지난달 말 서울청이 담당하게 됐다. 서울청은 이달 1일 해당 사건을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유명인이나 사회 주요 인물들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를 위해 지방청 중심의 책임 조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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