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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밀어붙인 가덕도법 국토위 통과…'10조 사업' 예타 면제도

중앙일보 2021.02.19 22:23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법안심사소위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법안심사소위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여당이 밀어붙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논란이 된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관련 조항은 포함시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10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 경제적·정책적 타당성에 대한 검증 없이 추진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법안은 오는 25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6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저녁까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논의를 이어간 끝에 ‘필요한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는 안을 의결했다. 법안소위 산회 직후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토위 야당 간사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신공항 건설 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건설을 위해 예타 조사를 면제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예타 면제 관련해선 오전에 열린 소위에서 합의를 이뤘지만, ‘김해신공항 확장안 폐지’를 부칙에 넣는 문제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여당은 “부칙에 김해신공항을 법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조항이 없으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늘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야당은 “왜 그런 것까지 부칙에 넣느냐”는 입장을 내세우며 격론이 오갔다. 결국 여야는 부칙에 ‘현재 추진 중인 공항개발 사업을 대체해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을 시행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는 데 합의했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현재 수립 중인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환경영향평가·사전타당성 조사는 시행해야

가장 쟁점이었던 예타 면제 조항은 유지됐지만, 사전타당성 조사는 면제 대신 간소화 하고 환경영향평가도 시행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에 예타 면제 이외의 사전 절차까지 모두 간소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주변 인프라 건설 지원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조기 건설 등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원안에 있던 각종 특례 조항들도 대거 삭제됐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별법을) 공항 시설과 운영에 필요한 것 위주로 한정하기 위해 부수적인 조항을 다 삭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를 위한 매표 공항” 지적도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여야의 특별법 처리를 “선거를 위한 매표 공항”이라 반대하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목소리도 나왔다. 심 의원은 배석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을 향해 신공항 특별법 처리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심상정 : 이 법은 가덕도 알박기 법이지 않나. 신공항 부지는 절차를 거쳐서 국토부가 정하도록 돼있는데, 절차를 생략하고 법으로 입지를 정하는 이런 전례가 있었나?
 
▶변창흠 : 일반적으로 입지 선정을 먼저 하고 특별법 만드는데, 이 경우엔 입지 선정까지 특별법에서 했기 때문에 이례적이긴 하다.
 
▶심상정 : 사전타당성 조사를 통해 가장 부적합한 입지로 평가 받은 가덕도를 각종 특혜를 주고 신공항 부지로 정하는 게 절차적으로 옳은가. 절차적인 문제를 알면서도 말하지 않으면 주무 부처 책임자의 직무 유기다.
 
심 의원은 마지막까지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들 손해배상은 재정 핑계로 회피하면서, 10조원 넘는 국책사업에 각종 특혜를 몰아주는 것을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느냐”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법안소위에서 여야가 이미 합의를 이룬 만큼 수정안은 재석 의원 23인 중 21인 찬성으로 그대로 가결됐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내내 특별법의 ‘원안 처리’를 촉구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국토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될 예정”이라며 “2월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가덕 신공항을 불가역적인 국책사업으로 못 박겠다”고 말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법은 원안대로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조만간 가덕도 신공항 특별위원회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변성완 전 부산시장 대행,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3인도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특별법 원안 처리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법안심사 과정에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어깃장을 놓고 있다”(변 전 시장 대행), “대구 경북 의원들이 왜 이렇게까지 가덕도 신공항 발목을 잡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김 전 장관)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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