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 설치된 세계지도 앞. 뉴스1
세계를 ‘셧다운’ 시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차츰 가라앉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7일 기준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만 2294명이다. 하루 8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국가가 늘어난 이후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의 영향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 접종하는 백신으로 올겨울 유행을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백신 접종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확산세가 줄긴 했지만 17일(현지시각) 신규 확진자가 4054명 쏟아졌다. 다음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아랍에미리트도 345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두 차례 백신 접종까지 한 달 이상 소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9일 텔아비브 시바 메디컬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모습.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었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19/c1f61048-46da-4488-8e05-3dc70a07d324.jpg)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9일 텔아비브 시바 메디컬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모습.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이었다. [중앙포토]
해외에서 주로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경우 한 달 간격으로 총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접종 후에도 1주~2주 뒤에나 면역력이 형성된다. 영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두 달 정도가 지난 시점이지만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조차 아직 두 차례 접종을 모두 마친 비율이 29.7%에 그친다.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고 보는 인구 대비 접종률 70%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 백신 접종을 했다고 해서 모두 면역력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백신별로 화이자는 95%, 모더나는 94.1%의 예방 효과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62~70%, 얀센은 66% 정도로 상대적으로 효과가 약하다.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면역력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설사 생겼다 하더라도 항체가 언제까지 유지되는지는 아직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집단면역 기준 70%보다 높아져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주사기 생산시설인 풍림파마텍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생산라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수준의 집단면역을 형성해도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면역력을 가지지 못한 집단 일부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어 감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 예시로 한국의 홍역 백신 접종률이 98~99%에 달하지만, 여전히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점을 들었다.
확진자 감소는 각국의 봉쇄·거리두기 효과

지난달 24일 코로나19 봉쇄조치로 런던 차이나타운 내 식당이 모두 영업을 중단한 모습. 일부는 포장 및 배달 영업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수는 이마저도 중단한 채 봉쇄조치 완화만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 교수는 “백신을 통한 인공 면역 형성보다 거리두기가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백신이 최고의 승부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오고 있지만, 초기에 안 쓰면 소용이 없고 환자별로 반응이 다르다”며 “코로나19에 안 걸리는 게 제일 좋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상당한 수가 백신을 맞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