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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의붓아들 숨지게 하고…"젤리 목에 걸렸다" 거짓말한 계부

중앙일보 2021.02.18 11:30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 뉴스1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 뉴스1

5살 의붓아들을 강하게 밀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계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오현규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0)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대로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원심이 명령한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자신의 집 거실에서 의붓아들 B군을 훈육하던 중 머리를 밀어 넘어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대리석으로 된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친 B군은 병원으로 옮겨진 지 닷새 만에 숨졌다.  
 
B군은 사망 당시 두개골이 골절되고 뇌가 흔들렸을 정도의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2017년 11월 B군의 친모와 재혼한 A씨는 2019년 12월 말부터 외가에서 지내던 B군을 데려와 양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을 맡은 울산지법 형사11부(박주영 부장판사)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자 A씨는 머리를 세게 밀친 적이 없고 형이 과도하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A씨는 1심 재판에서 "아들 머리를 세게 밀친 사실이 없다"며 "사건 당시 아들 입안에서 젤리를 꺼냈는데 아들이 젤리로 기도가 폐쇄돼 의식을 잃고 쓰러졌거나 사건 발생 전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머리를 부딪치는 등 다른 원인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이같이 주장한 사실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훈육하던 중에 피해 아동이 젤리를 먹다 목에 걸려 기도가 막히면서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로 인해 머리를 바닥에 세게 부딪혀 숨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젤리에서 피해 아동의 유전자가 나온다고 해도 유죄를 인정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순 사고로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B군을 치료하던 의사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하면서 밝혀졌다. 당시 의사는 B군의 몸에 난 멍 자국을 보고 학대 정황을 파악해 신고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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