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팩의 자금조달 규모는 832억 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17/f30a7e8c-0633-497b-8e87-6c9d0fc58851.jpg)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팩의 자금조달 규모는 832억 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EPA=연합뉴스]
M&A 위한 페이퍼컴퍼니 열풍
비상장 우량기업 합병해 투자 수익
월가 작년 92조원 모여 677% 폭증
IPO보다 시간·절차 단축해 인기
기업가치 과대평가 위험 따져야

베르나르 아르노

샤킬 오닐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팩의 자금조달 규모는 832억 달러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2018년(107억 달러)과 비교하면 677% 늘어났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 17일까지 157억 달러 규모의 스팩 상장이 이뤄졌다.
스팩은 투자자를 공개 모집한 뒤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그 자금으로 비상장사를 인수·합병(M&A)하는 게 유일한 목적인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다. 스팩은 일반적인 기업공개(IPO)와는 반대 방식으로 작동한다. 스팩은 자금을 먼저 조달한 뒤 인수합병 기업을 물색하기 때문에 ‘백지수표 회사’로도 불린다.

스팩(SPAC) 상장 구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일반적으로 비상장 기업이 증시에 상장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상장까지 2~3년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비상장 기업이 스팩과 M&A를 하면 상장에 필요한 시간과 절차를 단축할 수 있다. 지난해 ‘사기 논란’이 불거졌던 수소차 업체 니콜라도 스팩과 M&A를 통해 증시에 상장했다. 니콜라는 2014년 설립 이후 단 한 대의 차를 팔지도 않았지만 지난해 6월 ‘벡토 IQ’라는 스팩과 합병했다. 스팩으로 조달한 금액은 7억 달러 규모다.

미국 거래소 상장 스팩(SPAC)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스팩에 돈을 맡긴다면 투자 위험도 따져봐야 한다. 스팩이 비상장 기업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꼼꼼하게 검증하지 못하면 기업 가치를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팩을 통한 합병 상장 때는 IPO보다 체계적으로 기업을 들여다보기 힘들다”며 “스팩 투자자는 인수 기업의 재무제표, 회사의 사업 내용, 기술 평가 등을 깊이 있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윤상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