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손아섭, 올림픽·가을야구 찍고 FA 대박 향한다

중앙일보 2021.02.17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손아섭은 손광민에서 이름을 바꾼 뒤 KBO리그와 대표팀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연합뉴스]

손아섭은 손광민에서 이름을 바꾼 뒤 KBO리그와 대표팀 핵심 선수로 성장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최다 안타(2504개) 주인공 박용택(42)이 지난해 은퇴했다. 박용택의 기록을 뛰어넘을 후보는 누구일까. 가장 강력한 후보는 한 명으로 좁혀진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33)이다.
 

개명 성공 원조 사례 된 연습벌레
지난해 190안타 치고 타격 2위에
거칠게 많이 뛰는 편 부상은 없어
“일본 다나카와 올림픽 대결 꿈”

2007년 롯데에 입단한 손아섭은 14년간 통산 1904안타를 쳤다. 통산 안타 순위는 역대 13위에 해당하지만, 현역 선수만 놓고 보면 최형우(1986안타)에 이어 2위다. 그런데 최형우는 올해 39세라서 은퇴 전까지 500안타 이상 추가하는 건 사실상 쉽지 않다. 손아섭은 주전이 된 2010년 이후 매년 100안타 이상 쳤다. 11시즌 가운데 타율이 3할에 못 미친 건 2019년(0.295)뿐이다. 그 바로 다음 해인 지난해에는 오히려 0.352로 반등하며 타격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안타는 개인 최다인 190개였다. 매년 안타를 150개씩 친다고 가정하면 2026년 박용택을 넘어서게 된다.
 
롯데의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15일 만난 손아섭은 “최다 안타 후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팬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몸도 더 잘 관리하고 기술적으로도 성장해야겠다는 동기도 생긴다”고 말했다. 타격 코치 출신인 허문회 롯데 감독은 “타석에서 헤쳐나가는 손아섭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연습 때만 잘하는 선수도 있는데, 집중력이 정말 뛰어나다. (볼카운트, 구종, 주자 등)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크지 않은 체격(174㎝, 84㎏)이지만, 배트를 짧게 쥐고 빠르게 스윙한다. 심심찮게 장타(통산 164홈런)를 터뜨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아섭은 연습벌레다. 코로나19 탓에 해외로 못 나가고 국내에서 하는 전지훈련에서도 똑같다. 그는 “조금 지칠 시기가 됐는데 몸 상태는 좋다. 낯설고 집중이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이제는적응됐다”고 말했다.
 
TV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해 수준급 노래 솜씨를 뽐낸 손아섭. [사진 MBC]

TV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해 수준급 노래 솜씨를 뽐낸 손아섭. [사진 MBC]

손아섭의 강점은 철저한 몸 관리다. 데뷔 이후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2016, 17년에는 전 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에도 3경기만 빠졌다. 그는 “많이 뛰는 선수가 부상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나도 거칠게 플레이하고, 많이 뛰는 편이다. 부상 위험이 높은 유형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큰 부상 없이 뛰었다. 앞으로도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에선 심심치 않게 개명하는 선수가 나온다. 올해도 SK 한동민과 롯데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이 개명했다. 손아섭도 손광민에서 이름을 바꾼 뒤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손아섭은 “좋은 영향력을 준 것 같아 좋다. 사실 이름만 바꾼다고 되는 건 아니다. 잘하겠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이 끝난 뒤 손아섭은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그는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드리고, 야구선수 손아섭이 아닌 인간 손아섭도 보여주고 싶었다. 야구를 더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이 긴장해 (실력을) 다 못 보여드려 아쉽다. 좋은 추억이었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야구에 지장이 안 된다면 다른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7월 도쿄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다. 손아섭은 유력한 태극마크 후보다. 그는 “신인이던 2008년에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보며 ‘나도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이후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돼 기회가 없었다. 올해 좋은 성적을 올려서 당당하게 올림픽에 가고 싶다. 그만큼 내게는 꿈같은 무대”라고 말했다.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10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2회말 주자 1,2루 상황 롯데 손아섭이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2020.6.10/뉴스1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 10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2회말 주자 1,2루 상황 롯데 손아섭이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다. 2020.6.10/뉴스1

2019년 프리미어12 우승팀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최고 투수로 구성된 대표팀을 내보낼 전망이다. 최근 미국에서 돌아온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미국 행을 보류한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 등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은 “투수 중 누구와 맞붙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한 명을 꼽으라면 다나카다. 더 잘 던지는 투수도 있겠지만, 세계 최고 무대에서 인정받은 투수이기 때문이다. 나이도 같아서 더욱 붙고 싶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예비 자유계약선수(FA)다. 도쿄올림픽과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그리고 FA까지, 많은 게 걸린 한 해다. 그는 “1월 1일에 좋은 기운을 느꼈다. 묘하게도 기분이 상쾌했고 몸도 가벼웠다. 지금까지는 준비하는 것들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좋은 느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