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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연수비는 깎고 본인들 해외연수비는 올린 충북도의회

중앙일보 2021.02.16 11:52
지난해 12월 10일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충북교육청 국제협력 사업 예산을 심의하면서 ″코로나19로 국외출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사진 충북도의회 회의록 캡처]

지난해 12월 10일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충북교육청 국제협력 사업 예산을 심의하면서 ″코로나19로 국외출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사진 충북도의회 회의록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외국에 나가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황규철 충북도의원)

충북교육청 국제협력 국외연수 2400만원 전액 삭감

 
지난해 12월 10일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충북교육청의 2021년 국제협력 사업 국외여비 전액 삭감을 결정하면서 “국외 출장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다. 도의회는 이후 8일 뒤 자신들의 국외여비는 지난해보다 4.5% 인상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충북도의회 국외 여비는 총 1억2650만원이 됐다. 
 
 올해 국외여비 예산을 인상한 충북도의회가 충북교육청이 수년째 진행해 온 국제협력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산에도 국외여비를 증액해 비판을 받는 도의회가 피감기관의 국제협력 예산은 되레 삭감한 것은 놓고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충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해 11월 30일 교육청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첨단교실 연수 국외여비’ 항목 2438만4000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어 12월 10일에 진행된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교육청 국외여비 삭감안을 통과시켰다.
 
 충북교육청과 파라과이 교육부는 2012년 교육 정보화 교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이러닝 세계화(ODA) 사업을 해마다 추진하고 있다. 2019년 파라과이 교육문화부 소속 교원 연수단이 충북을 방문해 ICT 활용 수업 설계와 소프트웨어 교육, 도내 선진학교 방문, 정보화 기관 탐방, 한국 문화 체험 등을 진행했다.
창녕군 정의실천 시민단체가 지난 3일 경남 창녕읍에서 집회를 열고 창녕군의회 국외연수 계획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창녕군 정의실천 시민단체]

창녕군 정의실천 시민단체가 지난 3일 경남 창녕읍에서 집회를 열고 창녕군의회 국외연수 계획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 창녕군 정의실천 시민단체]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직원들과 함께 오는 10월 8박 10일 일정으로 파라과이를 방문해 첨단교실 구축사업 개소식과 교육정보화 포럼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개소식 참가비 1453만원, 연수단 참가비 984만원 등 국외여비를 편성했다. 이 사업은 교육부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등이 참여한다. 하지만 도의회가 예산을 삭감한 데 이어 지난 1월 교육부의 지침으로 온라인 연수로 대체됐다.
 
 도의회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올해 국외 출장이 어렵기 때문에 교육청 국외연수 예산을 삭감했다고 했다. 387회 도의회 예결위 회의록에는 이미 삭감한 첨단교실 구축사업 예산 외에도 파라과이 현지에 들러 교육정보화 기자재를 전달하는 ‘선도교원연수비’ 1000만원을 더 삭감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황규철 충북도의원은 회의에서 “선도교원연수도 실제로 가지 못하면 국외여비를 삭감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교육청 국외연수 예산을 깎은 도의회는 지난해 12월 18일 지난해 보다 4.5%(550만원) 인상했다. 이선영 충북자치참여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자신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피감기관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며 “코로나19 민심을 외면한 충북도의회는 도민 앞에 사과하고 해외연수 예산 전액을 즉각 반납하라”고 주장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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