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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홈트·마스크…코로나 끝나도 이건 안 끝나요

중앙일보 2021.02.15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변화된 일상 중 일부는 코로나 종식 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유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코로나19 관련 이미지. [사진 UN]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변화된 일상 중 일부는 코로나 종식 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유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코로나19 관련 이미지. [사진 UN]

지난해 4월 미국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는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와 이전(BC: Before Corona)으로 나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삼킨 지난 1년간 우리 일상은 많은 것이 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찾아온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중, 팬데믹 종식 후에도 그대로 정착할 열 가지를 꼽아봤다.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21’의 공동저자인 이향은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가 감수했다.
 

AC·BC로 나뉜 라이프스타일
재택근무 상시화하는 기업 늘고
2·3차 이어지는 ‘음주회식’ 종말
인간관계 집착않고 ‘나 혼자 논다’

①가정간편식(HMR)=가정식 대체식품(HMR)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업계는 2017년 기준 약 2조5100억이었던 국내 HMR 시장이 지난해 3조7800억으로 약 50%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한다. 한 끼 대용식에 그쳤던 가정간편식도 다양화·고급화했다. 전문가들은 가정간편식이 외식의 대체재가 아니라 ‘집밥’의 대체재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②홈트레이닝=집에서 유튜브를 보며 운동을 하는 ‘홈트(홈트레이닝)족’이 증가할 것이다. 양질의 헬스 콘텐트도 급증했다. 해외에서는 펠로톤·토날 등 구독형 홈트 콘텐트 기업도 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뷰리서치는 전 세계 피트니스 앱 시장 규모가 2018년 24억 달러(약 3조원)에서 2026년 209억 달러(약 25조원)로 연평균 2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③마스크 쓰기=코로나19 발병 이후 마스크로 인해 독감 및 감기 환자가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등 마스크를 써야 할 유인도 여전하다. 일각에선 마스크의 ‘가면 효과’도 주목한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마스크를 씀으로써 군중 속에 섞여든 편안함을 느끼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④위생습관=한번 높아진 위생 수준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위생에 대한 인식 자체의 변화 때문이다.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소독하기 등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전반에 깊게 침투했던 위생 수칙은 종식 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본다. 팔이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하기 등 생활 속 에티켓도 마찬가지다.
 
⑤굿바이 저녁 회식=모임 자제 분위기 속에 저녁 9시 이전에 끝내는 가벼운 회식, ‘줌’ 등을 활용한 ‘비대면 회식’ 문화가 생겼다. 물론 회식의 부재로 인한 조직 내 소통 부작용도 있는 만큼 코로나 종식 이후 회식이 완전히 없어지기보다 2·3차로 이어지는 과도한 음주 회식 문화가 퇴조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코로나 끝나도 지속할 한국의 10대 라이프스타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 끝나도 지속할 한국의 10대 라이프스타일.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⑥재택근무=전문가들은 원격 근무 시스템과 협업 인프라 구축 및 직원 역량 평가를 시스템화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이나 IT 관련 중견 규모 이상의 기업은 재택근무 상시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 입장에선 사무실 운영 및 부동산 비용 등을 줄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⑦작은 결혼식=코로나19 이전에도 확산 중이던 ‘스몰웨딩’이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엔 한국식 체면 문화 혹은 부모님 세대와의 견해 차이로 과감하게 감행할 수 없었다면, 코로나19가 좋은 구실이 된 셈. 결혼식 규모나 비용은 물론 초대하는 사람들의 친밀도 등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⑧실용주의 패션·메이크업=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편안함을 추구하는 패션·뷰티 트렌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021년 패션 시장을 전망하면서, 소비의 기준이 ‘나’가 되고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편안함과 활용도를 고려하는 실리적 태도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물론 반대급부로 오히려 더 꾸미는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⑨캠핑=사회적 거리 두기가 용이한 아웃도어 활동이 주목받은 가운데, 특히 캠핑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국내 캠핑 인구는 400만 명을 돌파했고, 캠핑 산업 규모도 2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단확행(단순하지만 확실한 행복)’ ‘가깝고 익숙한 곳’ ‘친자연’ 등의 여행·레저 트렌드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⑩혼자 놀기=‘포모족(Fear Of Missing Out·주위로부터 고립되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 대신 ‘조모족(Joy Of Missing Out·스스로 고립을 선택해 즐기는 사람)’이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타인과의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독립적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이향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지속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의 공통점으로 코로나19 이전에도 존재했던 트렌드였다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가 큰 물결을 바꾸는 역할이 아니라, 이전에도 있었던 트렌드를 가속하는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집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가정 간편식이나 홈트레이닝, 재택근무 등 과거와 달리 집이 다양한 층위로 기능 확장이 이뤄지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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