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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시작한 초 1·2 협력교사…교실에선 어떻게 운영하나

중앙일보 2021.02.14 17:17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원격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뉴스1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원격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뉴스1

서울 초등학교 563곳에서 학력 부진 학생을 도울 기초학력 협력 강사를 내일부터 채용한다. 교육계에선 강사 채용을 반기지만, 수업 방식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서울시교육청은 15일부터 관내 초등학교에서 1~2학년 학생을 가르칠 협력 강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최대 1500명의 강사가 채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용은 각 학교가 직접 진행한다.
 

코로나19 교육 양극화 대책…부진 학생 지원

코로나가 키운 디지털 교육격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서울시 교육청]

코로나가 키운 디지털 교육격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서울시 교육청]

 
협력 강사는 수업 시간에 담임 교사를 도와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한다. 주로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을 집중적으로 돕는 맞춤형 교육을 맡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원격교육으로 학습 격차가 벌어진 데 대한 대책으로 도입됐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주당 2시간씩 국어 시간에 협력 강사의 도움을 받는다. 초등학교 2학년은 수학 시간에 주당 2시간씩 지원할 예정이다. 중학교에선 1학년 대상으로 주당 2시간씩 수학·영어를 지원한다. 
 
주당 최대 14시간 근무하는 협력 강사는 현행법상 단시간근로자인 강사로 규정된다. 따라서 퇴직급여나 연차휴가, 주휴일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산업재해 보험에 의무 가입된다. 시급은 2만2000원을 받는다.
 
협력 강사가 되려면 교원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현행법상 강사 자격이 있고 2년(대학 졸업자 기준) 이상의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전문대나 고등학교 졸업자는 4년 이상의 경력을 갖춰야 한다.
 
협력 강사의 자격 요건을 까다롭게 정했기 때문에 퇴직한 교원이나 임용 대기자, 교육·사범대학 재학생이 많이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 교원 투입을 늘리기 위해 이날 교육부는 보조 강사로 근무한 기간도 교생 실습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협력 강사 배치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교사와 학부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각각 72.5%, 93.3%가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인력 증원을 찬성했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교육 양극화가 심화한 점도 협력 강사 배치 필요성을 키웠다. 
 
 

낯선 '1교실 2교사'…일각에선 "수업 부담·혼란 키워"

 
지난해 9월 21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1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협력 강사의 수업 방식에 대해선 교육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협력 강사가 기존 교사와 함께 교실에서 수업하는 '1교실2교사'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수업 방식에 대해선 각 학교의 자율로 맡겼다.
 
교사들은 도입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현재의 수업 방식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는 "같은 내용을 가르치려 해도 수업 진행자가 2명이면 준비할 게 훨씬 많아진다"며 "오히려 수업의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이 김수동 동국대 교수 연구팀에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초등교사 465명 가운데 55.5%는 기초학력 증진에 적합한 수업 방식으로 '전담 강사를 활용한 방과 후 지도'를 꼽았다.
 
반면 2명 이상의 교사가 수업하는 협력 수업을 고른 비율은 17%에 그쳤다. 해당 조사에서 협력교사의 지원을 받지 않은 교사 중 25.9%는 지원을 받지 않은 이유로 '협력 수업이 익숙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역할 분담이 애매하다는 답변도 19.4%였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관계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지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다들 낯선 상황이기 때문에 도입 후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업 방식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관계자는 "기존 수업 방식과 충돌하는 1교시 2교사제 도입은 득보다 실이 많다"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게 개별 학생 지도에 더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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