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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스페이스X 주주?"…서학개미 美 비상장주 투자하려면

중앙일보 2021.02.12 17:00
기업공개(IPO)시장이 커지며 경쟁률이 치열한 공모주 시장 대신 비상장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발 맞춰 민간에서도 국내외 비상장주식을 사고파는 플랫폼이 여럿 등장했다.  
주식 투자. 셔터스톡

주식 투자. 셔터스톡

“IPO 전 투자하자”…빨라진 개미들

5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에 따르면 금투협이 운영하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K-OTC의 가중 주가평균이 올해 들어 크게 올랐다. 지난해 연말 4503원이었던 가중 주가평균은 이날 기준 5008원이다. 가중 주가평균이란 시가총액을 K-OTC 지정기업 주식 수로 나눈 수치로, 가중 주가평균이 오르면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에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이하 증권플러스)’, ‘서울거래소 비상장(이하 서울거래소)’ 등 비상장주식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민간 플랫폼이 등장했다. 과거에도 38커뮤니케이션 등 비상장 주식이 거래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었지만, 허위 매물을 걸러내거나 사기 위험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없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에 그쳤다. 
서울거래소 홈페이지

서울거래소 홈페이지

이런 위험을 줄이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연 곳 중의 하나가 증권플러스와 서울거래소다.  이 플랫폼에서는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동시에 판매자의 증권사 계좌에 있던 주식이 구매자의 증권사 계좌로 넘어간다. 거래 중간 단계에 증권사가 끼어있기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연락할 필요가 없고 개인정보 유출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각 플랫폼의 특징을 살펴보면 증권플러스는 종목 수가 많다는 게 장점이다. 총 4000여개의 비상장 주식을 취급한다. 서울거래소의 거래 종목 수는 100여개로 비교적 적지만 온라인 마트 ‘마켓컬리’, 전자책 업체 ‘리디’ 같은 비통일주권(증권 계좌 간 위탁거래가 불가능한 주식) 발행사의 주식도 취급한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공동 구매한다 

지난해 5월 미국 스페이스엑스가 개발한 재사용 가능한 우주발사체 '팔콘9'가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5월 미국 스페이스엑스가 개발한 재사용 가능한 우주발사체 '팔콘9'가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비상장 주식을 조합 형태로 공동 구매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 연구 기업 ‘페어스퀘어랩’은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트위그’를 지난 5일 출시했다. 트위그는 해외 유명 유니콘 기업의 비상장주식을 개인들이 쉽게 공동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엑스’와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대한 투자 딜이 진행 중이다.
 
해외 스타트업 주식은 최소 투자액이 국내 스타트업에 비해 높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의 진입이 어려웠다. 트위그는 이런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투자자를 모아 민법상 조합을 만들고, 조합 명의로 회사에 투자한다. 개인투자자들은 회사 주식이 아닌 그 회사에 투자하는 조합의 지분을 나누어 가진다. 일종의 간접투자다.  
해외 비상장주식 공동구매 플랫폼 '트위그' 홈페이지. 트위그

해외 비상장주식 공동구매 플랫폼 '트위그' 홈페이지. 트위그

이런 구조 때문에 일반 주식보다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단점이다. 해외 비상장주식을 간접 투자한 뒤 이를 현금화하고 싶다면 조합원들의 동의 하에 조합 지분 전체를 일시에 판매하거나, 조합원 개인이 스스로 구매자를 찾아 자신의 지분만큼을 팔아야 한다. 조합을 만드는 단계에서도 투자 목표액이 다 채워지지 않으면 ‘공동구매’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비상장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원금 손실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상장 주식과 달리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며 “상장 회사와 달리 기업 공시 자료, 기업 분석 보고서 등 투자 참고 자료가 부족하고 거래가 자주 이뤄지지 않는 만큼 호재나 악재가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개인이 적정 가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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