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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세게 때리네?" 슬슬 드러나는 바이든의 발톱

중앙일보 2021.02.11 22:54

#장면1 바이든의 취임식 때 일어난 일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뜻밖의 인물이 눈에 띄었다.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가 초대받은 것이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대만 대표가 초청받은 것은 무려 42년 만이었다. 대만은 미국에 대사관을 두고 있진 않지만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 대표인 샤오메이친이 주미 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은 어디로] (2)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 [사진 샤오메이친 트위터]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 [사진 샤오메이친 트위터]

 
중국 정부는 곧바로 발끈했다. 외교부 차원에서 "미국과 대만의 왕래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과 수교했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놓고 무시한단 비난이다. 그러나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외려 대만과의 관계를 더욱 다져나가겠단 의지를 보이는 중이다.  
 

#장면2 그리고 ... 3일 후

 
취임식 3일 후. 이번엔 중국 군용기 4대가 대만 방공구역에 진입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군용기였다. 다음날엔 전투기 12대, 정찰기 1대 등이 또 한 번 진입했다. 취임식에 대만 대표를 초청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란 말들이 무성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도 가만있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는 대만을 향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중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정부의 대(對)중국 정책이 예상보다 강력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연이어 중국을 때리며 이목을 끌고 있어서다. 취임식 때 대만 대표를 초청한 것부터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부드럽게 대할 것이라 우려했던 공화당 매파들조차 뜻밖의 강공에 놀랄 정도"라고 미 정계 분위기를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토니 블링컨 신임 국무장관이다.  
 
토니 블링컨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AP=연합뉴스]

 
그는 인준 청문회에서 "대만이 중국에 맞서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미국이 도울 것"이라 밝히고 "트럼프의 방식은 틀렸지만,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만큼은 옳았다"고까지 말했다.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신장위구르자치구 주민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이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데도 동의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블링컨은 취임한 이후 연일 중국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부러 내보내고 있다"며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보여준 게 그 예"라고 보도했다. 취임 첫날부터 브리핑에서 '중국'을 거론할 정도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마찬가지다.  
 
제이크 설리번 [AFP=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AFP=연합뉴스]

 
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평화연구소가 주최한 한 포럼에서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의 역할을 강조하며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동맹을 더 굳건히 하겠단 의지다. 역시, 중국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장, 홍콩, 대만에 대한 중국 정부의 위협을 주시하고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뿐만 아니다. 무역 전쟁을 이끌 지나 레이몬드 상무장관 지명자도 대놓고 중국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쓸 것을 다짐했다. 레이몬드는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 우리 역시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며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중국을 겨냥하며 칼을 갈고 있는 지금, 그 첫번째 행동은 무엇이 될까. 미-중 관계가 어떻게 흐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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