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남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어머니 사랑 신성하지만
자식에 집착은 털어내야
사랑과 집착 식별 안되면
엄마는 맘충, 아이는 루저
그러나 자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털어낼 필요가 있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감정의 원인은 무엇인가? 분리불안이다. 아이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엄마. 이런 엄마들은 아이가 늘 아이로 남아있기를 원한다. 엄마가 자식이 아이로 그냥 머물러 있기를 원할 때, 아이가 엄마의 잃어버린 자기애적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전화 상담을 하신 할머니, “우리 애가 걱정이에요.” “애가 몇 살인데요?” “지금 쉰 살이에요.” 쉰 살에 자식까지 있는 아들을 애라고 하면서 걱정하는 어머니. 분리불안의 전형적인 예시다. 이러한 엄마들이 집착을 놓지 못하고 오히려 진화하면 그야말로 맘충이라 불리는 엄마가 된다.

속풀이처방 2/11
어린나무는 성장하면서 다른 나무들과 거리를 두어야 잘 자라는데, 엄마라는 큰 나무 옆에 있으면 엄마보다 작은 사람밖에 안 된다. 엄마는 사랑이라 하지만 사랑과 집착이 식별이 안 될 때 아이들은 성숙한 어른이 되지 못하고 덩치만 큰 덜떨어진 사람이 된다. 이런 사람들이 자기감정 조절을 못 해서 무책임하게 여러 가지 사고들을 치는 것이다.
몇 년 전 유럽 투어 중 비가 내리는데 어린아이들이 선생님과 산보를 하는 것을 보았다. 비가 오는데 모자도 없이 우비만 입은 아이들은 징징대는 놈 하나 없이, 징징대는 엄마도 한 사람 없이 선생님을 따라서 비를 맞으며 걷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걱정했더니 저 아이들은 감기를 모른다는 대답을 들었다. 가을만 되어도 강아지처럼 둘둘 싸여 입혀지는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저 아이들과 경쟁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사자는 새끼들을 절벽으로 떨어뜨리고 올라온 놈만 키운다는데, 그렇게까지는 못해도 강아지처럼 키워서는 미래가 없다. 참 부자들은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기 위해서 가장 밑바닥의 일부터 시킨다고 한다. 어설프게 키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벌 2세 중에 흥청망청 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자들은 대개가 어설프게 고생 시늉만 한 아이들이다. 부모를 믿고 세상 무서운 게 없는 철부지 망나니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망나니들은 나중에 부모가 상속을 안 해 준다고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걸고 폭행조차 불사하는 인간말종이 되기도 한다. 엄마로부터 제때 분리된 아이들은 믿음직한 어른이 된다. 그러나 엄마 품을 못 떠나는 아이들은 평생 남의 등골을 빼먹는 루저로 살아야 한다. 엄마냐 맘충이냐, 선택해야 한다.
홍성남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