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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상' 예고한 블링컨 "강한 동맹으로 中 우위에 설 것"

중앙일보 2021.02.10 17:26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강경책은 옳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밝혔던 이같은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동맹을 기반으로 중국보다 우위에 서겠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청문회 발언의 취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응하는 기본 원칙은 옳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선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블링컨 "중국보다 우위에 서는 힘은 동맹에서 나와"
양제츠 정치국원과 통화에선 '인권' '민주주의' 압박
미·중 날선 신경전에 한국 '전략적 모호성' 시험대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가 적대적이든, 경쟁적이든, 협력적이든, 어느 상황에서건 중국보다 우위(a position of strength)에서 양국 관계를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대적인 중국 때리기에 나섰던 트럼프 행정부 당시 대중 정책이 정작 실질적 효과는 미약했다고 보고, 향후 더 현실적이고 다각적인 대중 견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우위에 설 수 있는 힘은 강한 동맹으로부터 나온다”면서“신장 위구르나 홍콩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한다면 미국은 동맹의 가치를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가치 외교'를 위한 동맹 간 협력에 대해선 “공격적 행위를 억지하기 위해 군사적으로도 확실히 준비돼 있다는 걸 뜻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미 CBS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물리적 충돌은 아니더라도 극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지난 5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통화에서도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미 국무부가 이날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양제츠 정치국원에게 “미국은 신장과 티베트, 홍콩에서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위해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또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향해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는 국제사회 움직임에 동참하라'고 압박(press)했다"고 밝혔다. 국무부의 전화 회담 관련 공식 보도자료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압박했다'는 표현을 동원해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인 것이다. 또한 “동맹과 협력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중국에 책임을 묻겠다”고도 말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이에 맞서 미국을 향해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며 “내정 간섭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전했다.
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통화 관련 미 국무부 보도자료 [미 국무부]

5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통화 관련 미 국무부 보도자료 [미 국무부]

바이든 행정부 초기부터 새로운 미·중 대결 구도가 가시화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던 한국의 외교 정책도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어쩌면 자신들이 중국의 부상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행정부라는 인식을 갖고 대중 강경책을 밀어붙일 것"이라면서 “미국이 추진하는 대중 압박에 한국이 동맹으로서 어느 수준까지 협력할지 우리 스스로 원칙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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