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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욕하며 칼로 협박"…'학폭 논란' 이재영·이다영 자필 사과

중앙일보 2021.02.10 17:06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는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사진 흥국생명]

흥국생명에서 함께 뛰는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사진 흥국생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의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사과했다.
 
이다영은 10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그는 “학창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뒤늦게 심각함을 인지하고 이렇게 자필로 전한다”며 “피해자 분들께서 양해해 주신다면 직접 찾아뵈어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지금까지 피해자분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하여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죄했다.
 
이다영 선수가 올린 자필 사과문. 인스타그램 캡처

이다영 선수가 올린 자필 사과문. 인스타그램 캡처

 
이재영 선수 역시 자필 사과문을 통해 “제가 철 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는“좋은 기억만 가득해야 할 시기에 저로 인해 피해를 받고 힘든 기억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잘못했다”며 “프로 무대에 데뷔해 팬 여러분들께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으면서 좀 더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가 했던 잘못된 행동과 말들을 절대 잊지 않고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 자숙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다”며 “이제라도 저로 인해 고통 받았을 친구들이 받아준다면, 직접 뵙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영 선수 자필 사과문. 흥국생명 제공

이재영 선수 자필 사과문. 흥국생명 제공

흥국생명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사과했다. 이날 흥국생명은 “구단 소속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교폭력 사실과 관련하여 팬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며 “해당 선수들은 학생 시절 잘못한 일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 선수의 행동으로 상처를 입은 피해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 글을 쓰는 데 동참한) 피해자는 총 4명. 이외에도 (글을 작성하진 않았으나 학폭을 당한) 피해자가 더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사례 20여 건을 공개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해자는 숙소에서 같은 방을 썼는데 불을 끈 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다”며 “피곤했던 피해자는 좋은 어투로 여러 번 거절했으나 가해자는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본인들의 마음에 안 들면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을 했다”고도 했다.
 
“피해자만 탈의실 밖에 둔 채 들어오지 말라고 한 뒤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 스케치북에 피해자 욕과 피해자의 가족 욕을 적어 당당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한 학부모가 (선수들에게) 간식을 사준다고 했는데 (가해자가) 귓속말로 조용히 ‘처먹지 마라. 먹으면 X진다’고 했다”, “시합장 가서 지고 왔을 때 방에 집합시켜 오토바이 자세도 시켰다” 등 매우 구체적으로 피해 사실을 기술했다,
 
글쓴이는 자신이 피해자인 것을 증명하기 위해 초·중학교 배구팀 시절의 단체 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폭로 글에 실명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너희 둘’ 등의 표현을 통해 가해자가 쌍둥이 배구선수인 이재영·이다영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편 글쓴이는 “10년이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스쳤다”며 기억을 끄집어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성인이 된) 가해자가 (자신의 SNS에)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는 글을 올렸더라. 본인이 (과거에)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고 밝혔다.
 
앞서 이다영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특정인을 겨냥해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글은 팀동료 김연경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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