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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코로나 2020’…상점 매출 9조원 증발, 전철 수송 인구 7.5억명 감소

중앙일보 2021.02.10 16:4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지 일년. 코로나19가 끼친 지난 1년간의 사회적 영향이 빅데이터로 분석됐다. 국내 시·도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시가 대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위기 때마다 고비를 넘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로 인한 자영업자의 경제적 타격은 더 커졌다. 같은 자영업자라도 영세업자에게 코로나19는 더 뼈 아팠다.
 

매출 하위 30%에 더 잔인했던 코로나19 

매출 상위 30%와 하위 30% 업체 코로나 타격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매출 상위 30%와 하위 30% 업체 코로나 타격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시가 10일 발표한 ‘빅데이터로 본 서울시민 코로나 1년’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4년 이상 영업을 지속한 업체 약 31만개 중 연평균 매출 규모 하위 30% 업체들의 매출 감소율은 상위 30% 업체에 비해 컸다. 신용정보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KCB) 조사 결과, 섬유·의복·신발 등 가죽제품 소매업 분야의 경우 매출 상위 30%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재작년보다 28%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하위 30% 업체의 매출은 53%로 감소 폭이 1.9배 컸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음식점업의 경우 상위 30% 업체의 매출은 21% 감소했지만, 하위 30% 업체의 매출은 27%가 줄어 6%포인트 더 떨어졌다. 카페를 비롯해 주류를 판매하는 음료업 경우도 규모가 영세한 업체의 매출 감소율은 35%로, 매출 상위 업체 감소율(27%)보다 8%포인트 감소 폭이 더 컸다. 
서울시는 “매출 하위 30% 영세업체 사업주 중 27%가 60대 이상으로, 매출 상위 30%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로아파트, 문정역보다 대학로·명동이 더 큰 피해

코로나 발생 후 서울 상권별 매출액 수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 발생 후 서울 상권별 매출액 수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상권별로도 피해 양상에 차이가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탓에 명동·이태원 등 관광상권의 매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2019년 10~12월 월평균 매출을 100%로 잡았을 때 코로나 발생 이후 관광상권의 월평균 매출은 71%에 불과했다.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도심 집회 발 ‘2차 유행’이 지난 직후인 9월엔 62%까지 내려앉았다.
 
대학생들이 등교 대신 온라인으로 수업을 전환하면서 대학상권도 비슷한 타격을 받았다. 건국대, 홍익대, 이화여대, 대학로 등 12개 대학상권의 월평균 매출액은 재작년 하반기의 74%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구로구 아파트 단지, 문정역 등 주거비율이 높은 지역상권 매출은 재작년의 89% 수준으로 관광·대학상권보다는 선방했다. 을지로3가와 신설동, 영등포역 등 유통상권의 월평균 매출은 재작년의 90% 수준이었다.
 

재택근무·원격수업에…강동·은평 생활인구↑ 중구↓

코로나 3차유행 당시 서울‘생활인구’증감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 3차유행 당시 서울‘생활인구’증감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재택근무, 원격수업, 외출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며 출퇴근 등 서울 방문자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거비중이 높은 지역보다 업무·상업지구의 코로나 타격이 더 컸다. 서울시는 “대표적인 업무·상업지역으로 꼽히는 중구의 경우 주말 38.6%, 주중엔 29.8% ‘생활인구’가 감소했다”며 “반면 강동, 은평, 중랑구 등 주거지가 밀집한 자치구의 생활인구는 소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생활인구는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뿐만아니라 출퇴근, 관광, 의료, 등하교 목적으로 방문하는 시외 인구도 모두 포함한다. 생활인구가 줄었다는 건 그에 앞서 거주지→목적지로의 인구 이동 자체가 감소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생활인구 관내 이동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목적지 기준으로 강남구 -18%, 중구 -25%, 종로구 -23% 이동량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해 서울 지하철 수송 인원은 재작년보다 7억4712만명(27.4%) 급감했다.
 

신학기·명절에 대유행…상점 매출 9조원 증발

코로나19로 인한 지하철 수송인원 증감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로 인한 지하철 수송인원 증감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서울시는 “업무·상업지구의 생활인구 감소, 자치구간 인구이동, 대중교통 이용률 감소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거리두기 참여가 확인됐다”면서도 “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심각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점 매출이 집중되는 설연휴, 신학기 시즌(2~3월)과 여름휴가·추석 기간(8~9월)에 코로나19 1,2차 유행이 시작된 게 뼈아팠다는 분석이다.
 
서울연구원과 신한카드의 분석 결과, 지난해 전체 상점 매출은 재작년보다 약 9조원 줄었다. 매출액 기준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한식 업종으로 2조6000억원의 감소했다. 기타요식 업종과 양식·중식 업종의 매출은 모두 합쳐 1조7000억원 줄었다. 감소율로 보면 면세점과 여행사 매출이 각각 2217억원(82.4%)과 974억원(64.6%) 줄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병원 매출 5400억원↑…온라인 매출 4조원↑

2020년 업종별 매출액 증감폭.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0년 업종별 매출액 증감폭.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러나 의료 업종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약국, 일반병원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각각 2857억원과 2569억원 많았다. 증가율로 보면 재택근무가 늘며 가구 업종 매출이 623억원(22.4%)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온라인 및 결제대행 서비스 매출액이 4조원 이상 증가해 상점 매출액 감소를 일부 상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피해지역, 업종을 세분화해 피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데이터에 근거한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수립하는 등 과학 행정을 통해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그래픽=박경민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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