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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단일화 안 매달린다"…與 "이정희 리스크 떠오른다"

중앙일보 2021.02.10 15:58
9일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낙점된 김진애 의원. 중앙포토

9일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낙점된 김진애 의원. 중앙포토

“저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처럼 단일화에 매달릴 생각이 없다.”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최종후보가 된 김진애 의원이 10일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 한 말이다.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더 아쉬운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여론조사를 보면 범여권이 약 44%, 범보수 야권이 48~50% 지지를 받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후보가 따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기엔 신경이 쓰일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었다.
 
이어 김 의원은 “민주당은 10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무소속 후보와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단일화를 성공적으로 해서 보선을 이긴 것을 참고해 단일화 제안을 해달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열린 열린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66.4%를 얻어 정봉주 전 의원(33.6%)을 꺾었다.
 
김 의원이 “매달릴 생각이 없다”면서도 민주당에 단일화 제안을 촉구하는 건 현행 공직선거법 규정과 무관치 않다. 현역 국회의원은 선거일 30일 전(3월 8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 김 의원 입장에선 다음 달 8일 이후에도 단일화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금배지를 반납한 뒤 출마를 강행하거나 출마 포기라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김 의원이 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5%대 지지율 내세우는 열린민주

 
민주당 입장에선 당장 김 의원과 단일화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YTN·T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서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2월 7~8일)에서 김 의원 지지율은 1.3%로 여야 후보 가운데 9번째였다. 반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6.2%, 우상호 의원은 7.7%였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2011년 9월경 단일화 촉발 당시 박영선 후보는 20% 후반대 지지율을 형성했다. 현재의 단일화 구도를 동일 선상에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왼쪽),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오종택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왼쪽),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오종택 기자

반면 김 의원이 믿는 건 비교적 견고한 정당 지지율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열린민주당은 서울 지역 정당 지지율은 5.0%로, 민주당(32.2%), 국민의힘(28.1%), 국민의당(6.9%)에 이은 4위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도 서울에서 정당 득표율 5.88%를 얻었다. 
 
실제 열린민주당 당원들이 주축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급한 건 민주당이니 우리가 초조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라거나 “김 의원 지지율을 15~20%까지 올려놓으면 민주당이 단일화하자고 안달 날 것”이란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일종의 ‘캐스팅보터’ 전략으로 민주당을 압박하겠단 취지다.
 

민주 “중도표 잃을까 우려” 

 
민주당 내부에선 장기적으로도 단일화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많다. 서울의 한 다선 의원은 “시장선거는 인물이 중요해서 정당지지율은 별 의미가 없다”며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가 되레 중도층 표심을 얻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출마했다’고 말해 보수진영이 결집하지 않았나”며 “김 의원과의 단일화를 두고 ‘이정희 리스크’를 떠올리며 고민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독촉에 끌려가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김 전 대변인의 의원직 승계설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이를 조기 차단하려고 단일화를 빨리하자고 하는 거 아니겠냐”며 “우리로선 서두를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3월 초로 전망되는 범야권 단일후보 도출이 범여권 단일화의 신호탄이 될 거란 전망도 있다. 정치평론가 배종찬 인사이트K 소장은 “단일화가 주는 극적 효과와 범여권 지지층에 주는 명분을 위해서라도 가능성은 완전히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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