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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장수 이재명" "공약 베낀 박영선"···여권 선두 때리는 野

중앙일보 2021.02.10 12:13
원희룡 제주지사는 10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지급 주장에 대해 "약장수 같은 얘기"라며 "허경영식 선동판"이라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10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지급 주장에 대해 "약장수 같은 얘기"라며 "허경영식 선동판"이라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야권의 대선,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들은 일제히 여권의 유력 주자 때리기에 나섰다.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원희룡 제주지사는 1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각종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저격했다. 원 지사는 이날 이 지사의 연 100만원 기본소득 지급 주장에 대해 “약장수 같은 얘기”라며 “기본소득이냐, 복지국가 강화냐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라는 이 지사의 발언을 진행자가 언급하자 “허경영이 그렇게 얘기하죠”라며 “아니, 왜 1억씩은 안 줍니까?”라고 이 지사를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비유했다. 원 지사는 “(이 지사의 주장은) 소득주도 성장의 ‘허경영식 선동판’”이라며 “하나를 주는 것 같지만 다른 것을 몰아내 복지국가의 길을 막아버리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원 지사는 지난 8일에도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세금만 올리고 복지는 방해하는 괴물”이라며 “이 지사와 토론을 시작하겠다”고 말하는 등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10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겨냥해 "공약 표절에 유감을 표한다"고 공세를 폈다. 오종택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10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겨냥해 "공약 표절에 유감을 표한다"고 공세를 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유력주자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겨냥해 “연이은 공약 표절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공세를 폈다. 조 구청장은 박 전 장관이 전날 발표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을 거론하며 “제가 7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온 역점 사업”이라며 “남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부서의 장관을 지냈던 분이, 한마디 양해도 없이 무단복제해도 되느냐”고 날을 세웠다.
 
조 구청장은 이날 라디오에서도 박 전 장관이 출마 선언 첫날 발표한 ‘21개 다핵도시’ 공약에 대해 “제가 지난해부터 서울이 25개 다핵도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걸 그냥 대표 공약으로 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야권 주자들이 여권의 유력주자에 공세를 펴는 것을 두고 “‘강자와 싸워야 큰다’는 정치권의 법칙을 노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신보다 체급이 높은 후보들을 공격해 여론 주목도를 높이고,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해 덩달아 자신의 정치적 몸값도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을 방문해 설날 배송 업무로 바쁜 집배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9일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을 방문해 설날 배송 업무로 바쁜 집배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야권 내부에서도 ‘선두 견제’ 움직임이 치열하다. 앞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에서 독립해 결혼, 출산을 하면 9년간 최대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공약하자 ‘나경영’(나 전 의원을 허경영에 빗댄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반대로 나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야권 후보 중 선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누고 있다. 안 대표가 최근 법관 탄핵 사태로 논란을 빚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그만 거취를 결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두 사람은 일제히 안 대표를 협공했다. 나 전 의원은 “2017년 김 대법원장 임명 동의안 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안 후보의 국민의당”이라고 꼬집었고, 오 전 시장은 “김 대법원장을 탄생시키더니, 안 후보가 이제는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의지가 없다고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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