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학생인권종합계획안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성소수자 학생을 차별‧괴롭힘에서 보호해야 한다.”(청소년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똥’)
“성소수자에 대한 개념 정립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성애를 옹호하는 교육은 만용에 가까운 교육 폭거다.”(국민희망교육연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학생인권종합계획에 포함된 성소수자 인권교육을 두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성소수자 인권 교육이 시행되면 앞으로 학교 성교육 시간에 동성애‧트렌스젠더에 대한 개념과 함께 이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 다뤄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9일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대한 찬반 청원이 30개 넘게 올라와 있다.
서울교육청, 올해부터 성소수자 인권교육 강화
지금까지 학교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의 한 중학교 보건교사는 “성소수자에 대한 수업을 한 적도 없고, 주변에서 했다는 얘기도 들어본 적 없다”고 전했다. 정부의 성교육 관련 정책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기 어렵다. 2015년 교육부가 발표한 ‘국가 수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이나 ‘성교육 연수학습과정안’에도 이성애에 대한 개념만 포함돼 있을 뿐 성소수자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인권종합계획(2021~2023)(안)
“학교는 혐오와 괴롭힘 없는 공간돼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등 30개 서울 지역·교육단체도 지난달 25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시민은 성적지향을 존중하고 그에 따른 차별을 일삼지 않는 사람”이라며 “학생은 미래의 민주시민이 아니라 현재의 민주시민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생인권종합계획 강력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구체적 계획 없고 절차‧과정 무시”
학생인권종합계획 수립 과정이 민주적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희망교육연대는 “사회 구성원 간 대립이 첨예하고 관점이 다양한 교육을 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절차가 빠졌다”며 “학부모 단체의 반발로 지난달 토론회를 개최하긴 했지만, 반대자를 배제하고 교육청 입장만 대변하는 패널로 구성하는 등 절차와 과정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연구‧검토 후 발달단계 맞는 교육해야
전민희‧남궁민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