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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歷知思志)] 몬테크리스토 백작

중앙일보 2021.02.10 00:16 종합 31면 지면보기
유성운 문화팀 기자

유성운 문화팀 기자

모함과 배신, 억울한 옥살이와 화려한 복수…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흥행이 보장될 만한 대중적 코드가 잘 버무려진 고전으로 꼽힌다. 최근 뮤지컬로도 상연 중인데,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번안소설이 나올 정도로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인기는 특별했다.
 
최초의 번안소설은 『해왕성』으로, 1916년 매일신보에 269회 연재됐다. 원작의 주요 무대인 마르세유와 파리는 상하이와 베이징으로, 주인공은 조선인 장준봉(해왕 백작)으로 바뀌었다.
 
보다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은 1946년 라디오 연속극으로 나오고, 1947년 책으로 발간된 『진주탑』이다. 해방 직후였기에 민족적 색채가 강하게 가미됐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몬테크리스토 백작

원작에서 항해사 에드몽 당테스가 엘바섬에 귀양 중이던 나폴레옹의 편지를 전달하려다가 옥살이를 하는 내용은 1919년 조선인 항해사 이봉룡이 3·1운동을 앞두고 도산 안창호의 편지를 서울에 전달하는 것으로 각색됐다. 소설이 큰 인기를 끌자 1960년엔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는데, 당대 스타인 김진규·조미령·허장강·박노식 등이 총출동해 화제가 됐다.
 
『진주탑』을 쓴 김내성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30년대 일본 와세다대에서 법학을 공부하던 그는 추리소설에 빠져 일본 탐정문학 잡지에 등단해 세 편의 작품을 게재했다. 1937년엔 조선 최초의 탐정 캐릭터인 유불란(劉不亂)을 만들어냈는데, 1939년 낸 추리소설 『마인』은 18판을 찍을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동안 잊혔던 김내성은 최근 장르 문학의 인기로 재조명되고 있다.
 
유성운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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