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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전 갑자기 터지는 "MB 국정원 사찰" …與 쟁점화 시도

중앙일보 2021.02.09 21:40
 서울시장·보궐선거를 두 달 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명박(MB) 정부 국가정보원의 국회의원 사찰 의혹을 쟁점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9일 부산에서 연석회의 개최. 송봉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9일 부산에서 연석회의 개최. 송봉근 기자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9일 "MB 정부 국정원의 국회의원 사찰에 대한 진상을 공개하고 관련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MB정부 국정원이 18대 국회의원 전원을 사찰한 문건이 국정원내에 존재한다는 최근의 보도를 언급하며 "사찰 문건 작성을 위해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국가기관이 총동원됐다는 충격적 정황도 함께 드러났다"고 했다. 
 
앞서 SBS는 전날(8일) "18대 여야 국회의원 299명 모두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가 문건 형태로 국정원에 보관돼 있으며, 문건의 존재를 직접 확인했다"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이 고위 관계자는 "문건 작성 시점은 MB 정부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2009년 9월 이후로 추정되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여야를 망라해 국정 방해 세력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지시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도 9일 "MB 국정원이 국회의원을 포함해 법조·언론·시민사회 인사 등 1000여명에 대한 동향파악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국정원도 이같은 보도들에 대해 9일 "국정원은 언론에 보도된 동향 파악 문건의 전체 목록 및 내용을 확인한 바가 없다"면서도 "당사자의 청구가 있을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며, 국회 정보위의 의결이 있을 경우 보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 문건들이나 목록을 확인하진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 당사자에 알리거나 국회에 보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는 관련 내용을 국정원이 밝힐 것을 촉구하는 정보위 차원의 의결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다.  
 
이와관련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관련 문건에 대한 공개를 어느 수준까지 요구할지 등을 놓고 여권 내부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정보위에 출석하는 16일 관련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부 관계자들은 "4월 선거를 앞두고 MB정부의 치부를 드러냄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를 여권이 드러낸 것 아니냐","갑자기 국정원 내부의 민감한 정보가 바깥으로 새나오는 것이 수상하다"며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MB측 사정에 밝은 야권 인사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찰을 했다는 주장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시점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하는 데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모든 정부의 국정원이 해왔던 정보 수집 활동을 모두 MB 국정원의 책임으로 떠넘기려 시도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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