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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20명이 10대 소녀 130차례 성폭행···프랑스는 분노했다

중앙일보 2021.02.09 18:09
여성단체 관계자들과 시위대가 지난해 12월13일 파리 소재 한 소방서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여성단체 관계자들과 시위대가 지난해 12월13일 파리 소재 한 소방서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소방관 20명이 10년 전 당시 10대였던 여성을 2년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단 3명만이 재판에 넘겨져 ‘분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의 소방관 3명은 사건 당시 10대 소녀였던 줄리(가명)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판단을 받을 예정이다.
 
줄리는 지난 2008년 13살이었을 때 한 소방관에 의해 성폭행당했다. 이 소방관은 의료 파일에서 줄리의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줄리에게 다정한 메시지를 보내 환심을 끌었다. 이 소방관은 이후 줄리에게 웹캠을 통해서 옷을 벗어 달라고 요청했고, 소녀가 이에 응하자 동료들에게까지 번호를 넘겼다.
 
이후 성폭행이 이어졌고, 결국 줄리는 가족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줄리의 가족은 지난 2010년 8월 경찰에 고소장을 냈고, 피해자 측에 따르면 줄리를 성폭행한 소방관은 20명에 달했다. 이들이 2년간 130차례나 줄리의 집을 들락거렸다는 게 피해자 측 주장이다.
 
줄리를 성폭행한 혐의로 3명의 소방관은 조사를 받았지만, 나머지 17명에 대한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가해자 3명은 2019년 7월 강간죄 대신 ‘15세 미만 청소년과 합의해 삽입 성교를 저지른 죄’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를 주장했고, 1·2심은 ‘강요 또는 폭력적인 강압’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프랑스에서 강간죄가 적용되려면 ‘강요 또는 폭력적인 강압’이 입증돼야 한다. 입증되지 않으면 별도의 ‘성폭력’ 죄가 적용되는데 두 죄는 법정 최고형이 각각 징역 20년과 징역 7년으로 차이가 크다.
 
여성단체는 프랑스 전역에서 가해자 전원을 강간죄로 기소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 예정이다. 여성단체 측은 “소방관들은 성폭력이 아닌 강간죄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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