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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잡지 “北, 비핵화 할 이유 없어…韓 압박해 美 바꾸려 할 것”

중앙일보 2021.02.09 13:36
지난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열린 북한 8차 당대회(왼쪽)와 지난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북한 7차 당대회(오른쪽). [세계지식 캡처]

지난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열린 북한 8차 당대회(왼쪽)와 지난 2016년 5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북한 7차 당대회(오른쪽). [세계지식 캡처]

“북한은 한국이 ‘근본적 문제’에서 한발 더 나아간 역할을 하도록 압박할 것이다.”
 

세계지식 최신호 북한 노동당 당대회 분석
'비핵화 의지' 한국 정부 입장과 정반대 해석
“군사력 증강은 미국 외에 한국 겨냥한 조치”
"중국과 밀착, 한국·미국에 압박 외교 천명"

중국 외교부가 발간하는 국제정세 분석지 ‘세계지식’ 최신호가 지난달 열린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8대)를 다룬 기사에서 내린 결론이다. 지난 1일 발간된 ‘세계지식’에 실린 분석 기사 ‘북한 노동당 8대 해독’은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동맹관계를 중시하면서 대북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한미 협조의 정치적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근본적 문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말한다.  
 
퍄오둥쉰(朴東勛) 옌볜대 국제정치학과 부교수는 “남북 간 군사력 격차가 커지는 추세 아래서 비핵화 추진은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의 청문회에서 나온 입장과는 정반대의 분석이다.
 
퍄오 교수는 오히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과 전체 국방력을 계속 발전 증진해 다가올 북미, 남북 게임에서 더 큰 흥정거리로 삼으려 한다”고 봤다. 특히 북한이 ▶전략 무기뿐만 아니라 전술 무기와 선진적인 재래식 무기를 보유하고 ▶장거리 타격 무기뿐만 아니라 단거리와 비대칭 타격 능력을 보유하며 ▶더욱 선진적인 전략·전술 무기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과시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북한이 군사적 위협 범위와 능력을 확장한 것”으로 “주로 미국을 겨냥하면서 동시에 주변 지역, 특히 한국을 겨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밝힌 외교 방침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중국을 위시한 사회주의 국가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둘째 한국을 향해서는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고 기존 남북 선언을 무겁고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을 남북 관계 회복의 근본 전제로 제시했고, 셋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는 대북 정책의 본심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적대시 정책 철회를 위해 ‘강 대 강, 선 대 선’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퍄오 교수는 “북한이 2018년 이후 진행한 ‘주동 외교’ 결과 외부 환경이 북한의 의지만으로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가치 외교와 동맹 외교가 미국 대외 정책의 주선율이 되고, 미·중 전략 경쟁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북한은 북·미 관계의 전망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강경 자세에서 벗어나는 것 말고는 북한이 미국과의 교착 상태에서 벗어날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북한이 미국 대선을 전후해 과거처럼 핵·미사일 실험을 감행하지 않은 이유가 최근 국제 정세에 대한 냉철한 판단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풀이다.
 
‘세계지식’은 중국 외교부가 발간하는 권위 있는 국제 정세 분석 시사 잡지로 매달 두 차례 발간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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