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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주차장 몰린 차 수백대···美 '드라이브 스루' 접종중

중앙일보 2021.02.09 05:00 종합 4면 지면보기
미국 메릴랜드주는 지난 5일 놀이공원인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에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를 설치했다. [김필규 특파원]

미국 메릴랜드주는 지난 5일 놀이공원인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에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를 설치했다. [김필규 특파원]

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의 놀이공원인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동절기라 문을 닫은 이곳에, 영하의 날씨와 눈발을 뚫고 아침부터 차들이 몰려들었다. 놀이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메가' 접종소를 찾은 이들이다. 
 

놀이공원 주차장 5만㎡ 부지에 접종소
하루 6000명 코로나19 백신 접종 목표
연방정부 이달 내 집단 접종소 100곳 설치
"매일 150만 명 접종" 바이든의 '승부수'

이곳이 새로운 접종소로 선택된 건 넓은 부지 때문이다. 주에서 가장 큰 놀이시설인 만큼 공원 옆에 딸린 부속 주차장이지만 넓이가 5만㎡가 넘었다. 연방 정부에서 하루 6000명 이상 접종을 할 수 있는 대규모 접종소의 기준으로 정한 크기(1400㎡)를 훌쩍 뛰어넘는다.  
미국 메릴랜드주가 지난 5일 마련한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의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 뒤로 놀이시설들이 보인다. [WJZ 캡처]

미국 메릴랜드주가 지난 5일 마련한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의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 뒤로 놀이시설들이 보인다. [WJZ 캡처]

미국 메릴랜드주가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에 마련한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 중앙에는 4개의 대형 천막을 설치했다. 차량이 각각 두 줄로 들어가 신속히 주사를 맞을 수 있게 했다. [김필규 특파원]

미국 메릴랜드주가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에 마련한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 중앙에는 4개의 대형 천막을 설치했다. 차량이 각각 두 줄로 들어가 신속히 주사를 맞을 수 있게 했다. [김필규 특파원]

차들을 따라 접종 현장에 들어가 보니 기본적으로는 '드라이브스루'식 검사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차장 한편에는 여러 겹으로 안전 콘을 설치해 차들이 수백 대까지 대기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에 설치된 4개의 대형 텐트에선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한 텐트에 두 줄로 차가 들어가니 한 번에 8명씩 접종이 가능했다. 코로나 검사소에서 자동차 창문 사이로 오갔던 면봉이 접종소에선 주사로 바뀐 셈이었다.  
 
한쪽 편에 마련된 '관측 공간'도 검사소에선 볼 수 없는 시설이다. 이곳에선 백신을 맞은 이들이 15~30분 정도 차를 세워놓고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지 지켜본다.  
 
접종소 곳곳에는 질서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이 배치돼 있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접종 신청은 온라인으로만 받았고, 주차장 내에서는 거의 창문을 내릴 일이 없었다.  
미국 메릴랜드주는 지난 5일 놀이공원인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에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를 설치했다. 주 방위군 인력이 접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WBAL 캡처]

미국 메릴랜드주는 지난 5일 놀이공원인 식스 플래그스 아메리카 주차장에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를 설치했다. 주 방위군 인력이 접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WBAL 캡처]

이곳에서 접종을 받은 앤 도시(72)는 "다른 곳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 노인들이 병원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TV로 봤다"면서 "차 안에 오래 기다리기는 했지만 비교적 편하게 잘 맞았다"고 말했다.  
 
현재 메릴랜드 등 대부분 주에선 의료와 교육 같은 필수업종 종사자와 65세 이상 장년층까지가 백신 접종 대상이다. 대기 중 생길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해 중간중간 설치된 전광판에는 "경적을 울리면 찾아가겠다"는 문구가 깜빡이고 있었다.  
 
이 집단 접종소는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데니스 슈레더 주 보건장관 대행은 "첫날 250명이 접종했지만 앞으로 하루 6000명까지 접종 인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뉴욕의 양키스타디움과 샌프란시스코 최대의 전시장 모스콘 센터에서도 집단 접종소가 문을 열었다. 7일 슈퍼볼을 마친 미식축구리그(NFL)의 로저굿델 총재는 전국에 있는 미식축구 경기장을 집단 접종 장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집단 접종소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각 주에 인력과 시스템을 지원하는 한편,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 재난관리청(FEMA)에선 이달 안에 100개의 집단 접종소를 직접 세워 운영하기로 했다.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홍보 효과도 크다는 판단에서다. 
 
USA투데이는 취임 100일 동안 매일 150만 명에게 백신 접종을 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는 데 이런 집단 접종소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일주일간 미국 내 하루 평균 접종자는 약 130만명까지 올라왔고,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사람도 3000만 명 선을 넘겼다. 
지난 5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 앞에 시민들이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5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집단 접종소 앞에 시민들이 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백신 공급이다. 지금은 우선 접종 대상자에게만 주사를 놓고 있지만, 일반 접종이 진행될 경우 물량을 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슈레더 장관 대행이 제시한 메릴랜드 집단 접종소의 하루 6000명 접종 계획 역시 연방정부로부터 백신을 충분히 공급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1차 관건은 존슨앤드존슨의 백신이 이달 말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다. 화이자·모더나에 이어 '제3의 백신'이 유통되면 전국의 집단 접종소들이 훨씬 더 빠르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CNN 등은 전망했다.  
 
NBC는 바이든 정부가 집단 접종소에 공을 들이는 것을 두고 "백신의 운송에만 집중하고 접종은 내버려 뒀던 트럼프 정부 때와 달라진 모습 중 하나"라고 전했다.  
 
메릴랜드=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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