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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인기, 연매출 11조 신비한 쇼핑몰이 중국 것?

중앙일보 2021.02.08 18:04

"쉬인(SHEIN)"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의 쇼핑 *하울에 간혹 등장하는 패션 브랜드. 이름이나 모델을 보면 서방 브랜드로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중국 회사의 브랜드다. 정작 중국인은 잘 모르는데 해외에서 인기를 누리는 중국 쇼핑몰, ‘쉬인’의 상품은 현재 200여 개 국가 및 지역으로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판 자라(ZARA)' 노리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2008년 설립, 해외 겨냥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하울: 구매한 물건을 품평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
[사진 SHEIN 홈페이지 캡쳐]

[사진 SHEIN 홈페이지 캡쳐]

 
인터넷 쇼핑몰 쉬인의 홈페이지. 영문 표기부터 모델, 디자인 등이 영락없는 서양 브랜드 이미지다. 그러나 이 쇼핑몰은 2008년 설립된 중국 SPA 브랜드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만든 글로벌 전자상거래(해외 직구) 업체다.
 
쉬인은 10여 년 전,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등 서양 SPA 브랜드가 주도하는 해외 시장에 끼어들었다. 가성비 높은 패스트 패션으로 유럽과 미국, 인도 및 중동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국 국내에서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글로벌 패션 전자상거래 업체가 됐다. 2020년 쉬인의 연간 매출은 100억 달러(약 11조 원)에 달해, 8년 연속 매출 100% 초과 달성 기록을 세웠다.
SHEIN 투자 현황(좌) 매출 증가 추이(우) [사진 LatePost, SHEIN]

SHEIN 투자 현황(좌) 매출 증가 추이(우) [사진 LatePost, SHEIN]

 
자본 시장의 러브콜은 일찍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투자 금액만 5억 위안(약 850억 원) 이상으로, IDG, JAFCO Asia, 세콰이아 캐피탈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지난해(2020년) 8월에는 가장 가치 있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명단(CB Insights)에서 중국 기업 가운데 5위(기업가치 150억 달러)에 올랐다.
 

'나만 몰랐던(?)’ 중국 쇼핑몰

쉬인이 다른 중국 기업에 비해 덜 알려진 데는 창시자 쉬양톈(许仰天)이 외부 노출을 즐기지 않는 이유도 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공개 석상에 얼굴을 내밀거나 매체 인터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량이 급증함에 따라 쉬인에 대한 호기심이 늘어났고, ‘히든 챔피언’의 신비한 베일이 점차 벗겨지기 시작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검색엔진 업계에서 일하던 쉬양톈은 창업 후 3년 간 웨딩드레스 해외직구 쇼핑몰을 운영했다. 그러다 2012년 패스트패션으로 전환해 중국의 패션 잔여 상품을 해외 시장에 팔기 시작했다.
 
유럽과 미주 시장에서 첫 기반을 닦았고, 인도와 중동에 진출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특히 2018년 인도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정복의 문을 열었다.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을 선점하면서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단 5년 사이 매출이 16배 급증했다.
[사진 SHEIN 홈페이지 캡쳐]

[사진 SHEIN 홈페이지 캡쳐]

 

소셜 마케팅으로 흥한 곳, 코로나에도 여전한 상승세

 
해외 진출하는 중국 업체는 많지만, 중국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대부분 제품을 수출하며, 그마저도 아마존, 이베이 등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진출한다. 그러나 쉬인은 지난 2014년 해외에 독자적인 홈페이지와 앱을 출시하고 브랜드 구축에 나섰다.
 
쉬인의 강점은 SNS 마케팅이다. 해외 진출한 직구 쇼핑몰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KOL(key opinion leader 핵심 오피니언 리더) 마케팅으로 득을 본 업체 중 하나다.

[사진 SHEIN 인스타그램(좌), 페이스북(우) 공식 계정 캡쳐]

[사진 SHEIN 인스타그램(좌), 페이스북(우) 공식 계정 캡쳐]

 
2011년을 기점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 인플루언서들과의 협력을 통해 저비용으로 단시간 내 다수의 팔로워를 유입시켰다. 일례로 쉬인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021년 현재 1680만 명에 달한다.  
 
경쟁이 치열한 패스트패션 업계에서 쉬인이 돋보일 수 있었던 요인은 패스트패션의 정의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저렴한 가격, 다양한 스타일, 빠른 제품 업데이트가 그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다년 간 구축해 온 탄탄한 공급라인이 있다.

[사진 SHEIN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 SHEIN 인스타그램 캡쳐]

 
쉬인의 모든 상품은 자체 디자인, 생산, 판매로 이어진다. C2B(소비자 대 기업간 인터넷 비즈니스)+SNS 설문 투표 방식으로 디자인을 택하며 빅데이터로 판매량과 생산량을 가늠한다.
 
공급라인에 수백개 생산공장을 둔 쉐인은 일일 평균 신제품 200종을 제작 가능하며, 샘플 제작에서 출고까지 3-5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는 업계 평균(15일)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다. 물류의 경우 중국 물류 센터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운영 창고를 건설해 재고 상품 40시간 내 출하, 발송 준비 필요 상품 5일 내 출하를 보장한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쉬인은 스스로를 ‘ZARA 온라인판’이라 부른다. 규모로 치면 자라에 한참 못 미치지만, 신제품 출시 및 출하 속도로 보면 자라의 새로운 적수라 볼 법도 하다. 더군다나 ‘온라인 기반’이라는 점이 ‘언택트 시대’ 쉬인의 큰 강점이 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대표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는 2020년 코로나 19의 충격으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쉬인의 매출은 되레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쉬인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쉬인은 전세계 200여개 국가 및 지역에 일일 최대 300만 개의 제품을 발송하고 있다.(2020년 4월 기준)
[사진 SHEIN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 SHEIN 인스타그램 캡쳐]

 
‘저렴이 쇼핑몰’로 승기를 잡은 쉬인은 최근 브랜드를 다각화하고 있다. 우선 프리미엄 라인을 별도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2020년) 고급 브랜드 MOTF를 새롭게 론칭한 것. 제품 가격대를 기존 브랜드의 2배로 설정했다.
 
또 기존 뷰티라인을 독자 브랜드로 분리하고 별도 사이트를 론칭했다. 가격대는 1-100달러 선이다.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한편, 일류 뷰티 브랜드급 원재료를 사용함을 내세워 제품을 홍보한다.
Google&WPP 발표, 2020 해외 진출 중국 브랜드 50강 가운데 TOP20, SHEIN은 13위를 차지했다 [사진 Google&WPP]

Google&WPP 발표, 2020 해외 진출 중국 브랜드 50강 가운데 TOP20, SHEIN은 13위를 차지했다 [사진 Google&WPP]

 
2020년 7월, 쉬인은 구글이 WPP와 공동으로 발표한 〈해외 진출 중국 브랜드 2020〉에서 13위에 올랐다. 쉬인의 바로 위에는 스마트폰 브랜드 오포(OPPO)가, 바로 아래에는 글로벌 드론 회사 DJI가 자리했다.
 
지난 12년 간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쉬인은 해외 소비자의 마음을 두드리며 업계의 새로운 거물로 거듭났다. 몇 년 전부터는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중국이 낳은 패스트패션 쇼핑몰 쉬인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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